美 금리인상 '초읽기'…추가 긴축 속도에 투자전략 갈린다
시장금리 낮아지면 반도체·이차전지…성장주 부담 완화 기대
고금리 지속 땐 이익률 개선 주목…금융·에너지 방어 전략도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해지면서 국내 증권가의 시선이 '인상 여부'에서 '추가 인상 횟수'로 옮겨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인상 자체는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 국채금리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가 국내 증시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 긴축 우려가 완화되면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가 다시 주목받을 수 있지만, 고금리가 장기화할 경우 당장의 이익 개선이 뚜렷한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1일 전 거래일보다 124.01포인트(1.76%) 하락한 6909.91로 마감했다. 지난 9일 7000선을 돌파한 뒤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부담에 다시 6900선으로 내려앉았다.
오는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를 앞두고 인상 전망은 한층 강해졌다. 미국의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3% 올라 예상치인 0.2%를 웃돌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87.3%다.
증권가에서는 인상 이후 연준이 제시할 정책 경로와 국채금리 반응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 선물시장이 내년 말까지 약 네 차례의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오히려 9월 인상 시 인상 부담 중 일부가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뒤 추가 인상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시중금리가 단기 정점을 형성하고 낮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증권도 보고서에서 금리 인상이 기대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면 주식시장이 이를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추가 인상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성우 DB증권 연구원은 근원물가가 예상을 웃돈 데 무선전화서비스 가격 급등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임금 상승 압력이 제한적인 노동시장 환경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은 1~2회의 미세 조정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처럼 긴축 우려가 줄어 시장금리가 낮아지면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평가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 부담도 완화된다. 하나증권은 이 경우 내년까지 이익 성장성이 유지되면서 금리 상승으로 주가 평가에 부담을 받았던 반도체·이차전지·조선·제약·바이오·운송 등에 회복 여지가 있다고 봤다.
삼성증권 역시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과 기업 실적을 국내 증시의 버팀목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과 실적이 코스피 하단을 지지하는 만큼, 이익 성장이 뒷받침되는 업종 중심의 대응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반면 추가 인상 우려가 남아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투자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향후 인상 가능성과 미국의 투자 중심 성장 탓에 시중금리 하락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기준금리 결정 자체보다 이후 긴축 기대가 얼마나 해소되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경우에는 가까운 시기의 수익성 개선 여부에 주목했다. 국내 기업은 최근 달러·원러 환율 하락에 따른 이익률 부담도 함께 따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와 IT하드웨어를 관심 대상으로 제시했다. 원화 강세 국면에서 이익률이 상승했던 전력기기·방산·유틸리티도 꼽았다.
단기적으로는 방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반도체의 성장성도 유동성 긴축과 비용 압박에는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가파르게 오른 AI 관련 업종의 부담을 고려해 금융·에너지 중심의 대응과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방산 업종의 반등 가능성을 제시했다. 당장 비중을 늘리기보다 시장의 방향성과 상승 동력을 확인한 뒤 진입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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