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공습·유가 90달러 충격…반도체 '자사주 방어막' 시험대

외인·기관 매도, 삼전닉스 자사주 매입 방어…한 달간 코스피 3%↑
국제유가, 국채금리 동반 급등에 외인 매도세 확대 주목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2026.9.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흡수하며 국내 증시의 수급 안전판 역할을 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중동발 충격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국제유가와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외국인의 위험회피 매도가 강화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자사주 매입이 유가와 금리 상승에 따른 외국인 매도 물량을 얼마나 흡수할지가 주요 관심사다.

지난달 3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0조 6672억 원, 기관은 5조 6928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 기타법인은 13조 6601억 원을 순매수했다. 기타법인 매수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물량이다.

자사주 매입이 수급을 뒷받침한 가운데 이 기간 코스피는 3.64% 상승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가 공시한 자사주 매입 총액 15조원 중 약 3조 6000억 원, SK하이닉스는 40조원 중 약 9조 7000억 원을 집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속도가 유지되면 양사의 자사주 매입은 각각 10월 8일과 16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중동발 위험회피가 기존 수급의 방어력을 넘어설 가능성이다. 미국의 이란 추가 공습과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2% 오른 배럴당 90.22달러, 브렌트유는 4.6% 상승한 94.65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4.8%에 도달해 2025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0.7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1%, 나스닥지수는 1.03% 하락했다. 국내 반도체주와 연동성이 높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14% 떨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52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원 이상을 순매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나란히 3%대 하락하면서 그동안 매도 물량을 흡수해 온 자사주 매입의 방어력이 중동발 위험회피 앞에서 시험받고 있다.

이날 기타법인의 순매수 규모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장중 낙폭 회복 여부가 실제 방어력을 판단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자사주 매입이 단기 수급을 받친다면 반도체 수출은 중기적인 주가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지난 8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9.0% 증가해 7월의 178.0%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와 메모리 업황 개선이 실제 수출로 연결되고 있어 대외 악재에도 반도체주의 실적 기반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유가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장기화해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커질 경우 자사주 매입만으로 이를 계속 흡수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중동 긴장이 완화되고 외국인 매도가 진정되면 남아 있는 자사주 매입 물량과 수출 호조가 주가 반등의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출 증가율은 둔화되더라도 높은 수출 수준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크로 불확실성에도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한 증시 하방 경직성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