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엔비디아 실적에서 2028년까지 반도체 공급 병목 확인"
2028년 엔비디아 매출도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 전망
"AI 투자 사이클 수요와 관련 중간재 기업 이익 가시성 확보"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과 함께 2028 회계연도까지 강력한 성장 전망을 제시하면서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가 공급 제약에도 70%의 매출 성장을 예상한 만큼 인공지능(AI) 수요의 지속성과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병목이 동시에 확인됐다는 평가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액은 962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922억 달러)를 약 4% 웃돌았다. 매출총이익률(GPM)은 75.0%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시장이 주목한 것은 2028 회계연도 성장 전망이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2028 회계연도 매출이 전년 대비 약 70%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44.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 수요는 이보다 강하지만 공급 제약을 고려해 성장률 전망을 70%로 제시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AI 수요 둔화 우려를 완화하는 동시에 HBM과 D램 등 메모리 반도체의 중장기 수요 가시성을 높인 대목으로 평가했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CFO가 2028 회계연도 매출 성장률이 전년 대비 70%에 달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은 AI 투자 사이클의 수요와 관련 중간재 기업들의 이익 가시성이 확보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공급 능력에 따른 성장 제약 때문에 100%가 아닌 70% 성장 기준을 제시했다고 언급한 점도 긍정적"이라며 "어닝콜에서는 메모리 병목과 비용 압박도 언급했다"고 말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은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지만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메모리 업체에는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번 실적을 계기로 HBM과 D램 수요가 202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불안감이 커졌던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엔비디아가 4% 넘게 상승했고 네오클라우드와 반도체, 전력·공조 등 AI 생태계 관련 종목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국내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가 프리마켓서 4%대 상승세다.
김주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하이퍼스케일러와 AI 클라우드 등에서 강력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며 "젠슨 황 CEO는 AI가 변곡점에 도달했고 생성되는 토큰이 생산성과 수익을 창출해 컴퓨팅이 사실상 매출과 직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 구글과 아마존, 오픈AI 등이 자체 AI 칩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중국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점 등은 여전히 높은 우려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내 증시는 엔비디아, 마이크론, 샌디스크 시간 외 3~4%대 강세에 힘입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반도체주로의 수급 쏠림도 나타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에 대한 수급 집중도가 다시 올라갈 수 있겠지만 지난 5~7월에 비해 8월 들어 업종별 순환매 장세의 색깔이 짙어지고 있다"면서 "추후에도 초과수익을 낼 수 있는 업종 선택지가 다양해질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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