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레버리지 시행 3개월…'역대 최대' 변동성이 할퀸 증시

예년보다 VI 3배 많이 발동…단일 레버리지 출시 후 급증
±3% 이상 급등락장 많아져…기본예탁금 상향 후 39%↓

7월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스마트폰 주식거래 앱 화면에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 차트가 표시되고 있다. 2026.7.24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된 5월 27일부터 지난 3개월간 국내 증시에서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된 횟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보완책 시행 이후에는 다소 줄었지만 예년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빈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거래소 데이터 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8월 26일(159거래일) 국내 전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발동된 VI는 총 12만 8회(주식·수익증권·ETF·ETN 합산)로, 일평균 754.8회 발동된 것으로 집계됐다.

VI란 개별 종목의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급등·급락할 경우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해 가격 급등락을 완화시키며 변동성을 줄이는 장치다. 발동 횟수 제한이 없어 같은 종목에서도 하루 수차례 발동될 수 있다.

일평균 VI 발동 횟수는 2023년 226.3회, 2024년 268.8회, 2025년 267.2회였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아직 8월이지만 이날까지 발동된 횟수(12만 8회)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급격한 변동성을 보인 2020년(9만 637회)을 뛰어넘어 역대 최대 수준이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올해 반도체 랠리 및 중동 전쟁 등으로 예년보다 급등·급락장이 많았던 탓도 있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의견이 다수다.

막대한 유동성이 소수의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집중되면서 다른 종목들은 수급 공백이 생겼고, 이 때문에 지수가 조금만 출렁여도 이들 개별 종목들의 가격 변동 폭이 급격히 커져 VI 발동 기준을 쉽게 건드리게 된 것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되기 전인 올해 1월 1일~5월 26일(96거래일) 국내 증시에서 VI가 발동된 횟수는 5만 3126회(일평균 553.4회)로 집계됐다. 하지만 상품 출시 이후인 5월 27일~8월 26일(63거래일)에는 6만 6882회(일평균 1061.6회) 발동돼 일일 기준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상품이 출시된 후에도 기본예탁금 기준을 현금 3000만 원으로 상향한 규제의 시행 전후로 VI 발동 횟수가 큰 차이를 보였다. 규제 시행 전인 5월 27일~7월 30일(45거래일)에는 5만 3713회(일평균 1193.6회) 발동됐지만, 규제 시행 후인 7월 31일~8월 26일(18거래일)에는 1만 3169회(일평균 731.6회)로 일일 기준 약 39% 감소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자체도 변동성이 컸다. 상품 출시 후 규제가 시행되기 전인 5월 27일~7월 30일(45거래일) 국내 증시에서 발동된 VI는 총 8807회인데, 이 중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18종)에서만 1286회 발동됐다. 18종에 불과한 상품이 전체 증시에서 발동된 VI 횟수의 14.6%나 차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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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파로 코스피에서 급등락장도 더 잦아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출시되기 전인 1월 1일~5월 26일(96거래일) 코스피가 3% 이상 움직인 거래일은 26일인데, 출시 이후인 5월 27일~8월 26일(63거래일)에는 34일로 나타났다. 기간은 짧지만 급등락장이 오히려 더 많아지면서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정 시간 주식시장 거래가 전면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 발동도 크게 늘었다.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26년간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는 총 15회 발동됐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7회가 올해 6월부터 7월까지 두 달 동안 집중됐다. 이 기간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역대 최고치인 97.99까지 올랐다.

외신도 극심한 불안정 장세를 이어간 한국 증시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24일 미국의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에서 가장 미친 주식시장이 공포의 놀이기구가 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징어게임, K팝을 내놓은 한국은 이제 주요국 증시에서 지난 수년간 본 적 없던 변동성을 보여주는 시장이 됐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 △기본예탁금 상향 △사전교육 확대 △괴리율 관리 기준 강화 △이벤트성 마케팅 금지 등 보완책을 내놨으며, 11월부터는 최소 매매 단위로 1주에서 20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달 29일에는 △개인별 투자한도 설정 △모의거래 의무화 등 추가 보완책도 발표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진 점도 있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장 큰 이유는 단일종목 레버리지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기본예탁금 기준을 높인 게 변동성을 낮춘 효과는 있었지만 제한적이었기에 추가 규제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