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 갈 돈 모아서 주식 산다…軍테크로 2000만원 모으는 '병정개미'
'장병내일준비적금' 이용…종잣돈 마련해 전역 후 적극 투자
급등주 투자로 계좌잔액 13만원 '하소연'…"쳥년 투자교육 선행해야"
- 문창석 기자, 이동건 수습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이동건 수습기자 = 군 복무 기간에 장병 대상 정부 지원 적금으로 모은 자금을 적극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20대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사이에선 2000만 원 이상의 종잣돈이 자산 격차를 줄이는 출발점이 될 수 있어 효과적인 '군(軍)테크'라는 반응이 많다. 다만 무리한 투자로 원금 대부분을 잃은 사례도 있다.
23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전역한 대학생 이진수 씨(27)는 군 적금으로 모은 2200만 원 중 1000만 원을 주식에 투자했다. 이 씨는 1000만 원을 해외 반도체 개별 주식과 미국 필수소비재 상장지수펀드(ETF), 미국 초단기채권 ETF 등에 분산투자해 반도체주 상승 수익을 노리면서도 위험을 분산했다.
지난해 전역한 유모 씨(23)도 군 적금으로 모은 2000만 원 중 1500만 원으로 ETF 및 미국 개별주에 투자했다. 유 씨는 "서울에 아파트를 마련하는 게 장기적인 투자 목표"라며 "군 적금은 이를 위한 첫 종잣돈"이라고 말했다.
최근 전역한 20대들이 주식투자에 뛰어드는 건 장병 월급이 75만~150만 원으로 크게 늘어난 데다 정부 지원책인 '장병내일준비적금'까지 더해지면서다. 해당 상품은 월 최대 55만 원을 납입할 수 있는데, 정부의 추가 적립금까지 더하면 2000만 원 이상의 시드머니를 손에 쥐고 전역할 수 있다. 지난 6월 출시된 '청년미래적금'까지 중복 가입할 경우 수천만 원의 목돈을 마련하는 게 가능하다.
특히 취업난에 낮은 예금 금리까지 자산을 늘리기 어려운 20대 초중반 청년들은 군에서 만든 자금을 증시에 투자해 자산 격차를 만회하려는 심리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들 입장에선 사회 초년생의 1년 연봉에 가까운 시드머니를 종잣돈으로 쓸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서모 씨(23)는 소집해제 후 받을 2350만 원 중 상당수를 나스닥 지수 추종 ETF에 묵혀두고 나머지 시간은 학교생활에 전념할 계획이다. 서 씨는 "군 적금이 아니었다면 금전적 이유로 여러 시간을 빼앗겨야 했을 것"이라며 "평범한 집안의 군 복무자에겐 한 줄기 빛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식투자 열풍이 불수록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투자 경험과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20대 전역자들의 경우 조급한 마음에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는 '빚투(빚내서 투자)'까지 하다가 큰돈을 날리기도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군 장병이 대부업체에서 빌린 신용대출 잔액은 444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에서도 투자 손실을 호소하는 20대 전역자들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회복무요원 커뮤니티 '공익인간'에서 한 이용자는 "(군에서 모은) 2300만 원과 일하면서 모은 500만 원까지 총 2800만 원을 급등주에 넣었다가 이틀 만에 날리고 계좌에 13만 원이 남았다"고 했다. 또다른 이용자는 "군 적금을 주식에 넣었는데 마이너스(-) 75%가 됐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무리한 투자로 손실을 보는 군 장병 등의 사례가 늘어나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장병들을 대상으로 입대 직후부터 전역 직전까지 단계별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올바른 투자 방법 및 장병내일준비적금을 활용한 자산 형성 방법 등을 교육할 계획이다. 현역병에 대해선 대부업 대출을 금지하는 규제도 추진할 계획이다.
윤선중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전 지식 없이 맹목적으로 투자해서는 안 되고, 투자의 최종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며 "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우선 확보한 뒤 여유자금이나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금으로 투자하고, 투자자 교육도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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