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따라 출렁인 SK하닉…'40조 안전판' 반등 모멘텀[종목현미경]
자사주 매입 후 이틀간 15% 상승…11월까지 장내 매수 지속
기타법인 이틀간 2.2조 순매수…목표가는 300만~400만 유지
-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고점에서 반토막 났던 SK하이닉스(000660)가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판으로 반등했다. 실제 자사주 매입이 시작된 뒤 기타 법인이 이틀간 2조 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외국인 수급에 좌우됐던 주가에 안전판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1일 전 거래일보다 3만 9000원(2.31%) 오른 173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20일 12.73% 급등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하면서 19일 종가 150만 원보다 15.33% 올랐다.
최근 주가 흐름을 길게 보면 반등 폭은 더 크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22일 종가 기준 291만 9000원까지 올랐지만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과 단기 수급 불안이 겹치면서 지난달 30일 132만 2000원까지 54.71% 급락했다. 이후 저점 대비 30.86% 반등했지만 여전히 6월 최고 종가보다 40.73% 낮다.
반등의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19일 발표한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이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11월 19일까지 장내에서 자사주 2407만 주를 약 40조 원에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지난 18일 종가 기준 전체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하며 매입을 마친 뒤 1~2주 안에 소각할 예정이다.
매입 기간은 휴일을 제외하면 총 62거래일이다. NH투자증권은 40조 원을 거래일 수로 단순 환산하면 하루 평균 약 6450억 원의 매수 여력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실제 자사주 매입이 시작된 지난 20일부터 기타 법인의 대규모 순매수도 확인됐다. 기타 법인은 SK하이닉스를 지난 20일 1조 443억 원, 21일 1조 129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틀간 순매수액은 총 2조 1742억 원에 달한다.
자사주 매입이 시작된 시점과 순매수 규모를 고려하면 기타 법인 순매수의 대부분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물량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 매매에 크게 좌우됐던 SK하이닉스 수급에 회사라는 대형 매수 주체가 새로 가세하면서 주가의 하방을 보완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간 코스피 상승의 지속성 파악은 외국인 순매수 여부에 크게 의존했다"며 "개인투자자의 예탁금 반등이 요원한 데다 8월 반등 이후에도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코스피 인버스 등이 순매수 상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40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으로 '기타 법인'이라는 새로운 대형 매수 주체가 등장했다"며 "이는 반도체 대형주의 수급 하단을 보완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단기 수급을 넘어 주당 가치를 높이는 효과도 낸다. 유통 주식 수가 줄면 순이익이 같더라도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한다. 잉여현금이 감소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되면 밸류에이션 할인도 줄어들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19일 종가인 150만 원에 40조 원을 모두 집행한다고 단순 가정할 경우 발행주식의 약 3.6%를 취득할 수 있고 전량 소각 시 EPS가 약 3.8%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 주당 가치 개선 폭은 평균 취득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 매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주가 안전판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SK하이닉스는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내'를 환원한다는 기존 방침을 '50% 이상'으로 높였다. 사실상 기존 상한선을 최소 환원 기준으로 바꾼 것이다.
증권가의 눈높이는 현재 주가보다 높다.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이후 삼성증권은 목표주가 300만 원, 한화투자증권은 315만 원, 하나증권은 360만 원, IBK투자증권은 400만 원과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주가 하방을 지지하고 상승 여력을 부각하는 촉매로 평가했지만 실적 전망과 목표주가를 추가로 조정하지는 않았다.
향후 주가 안전판의 강도를 가늠할 첫 기준은 자사주 매입 속도다. SK하이닉스는 시장 상황에 따라 3개월의 예정 기간보다 매입을 조기에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제시한 3개월의 매입 기간 안에 자사주 매입을 압축적으로 완료하며 주가 부양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10월 말 공개될 기본·특별배당 정책도 주주환원 기대를 이어갈 요인으로 평가했다.
sae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