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싸다" 사흘 만에 2조 늘어난 '빚투'…증권사도 '고객 모시기'
삼전·SK하이닉스만 신용융자 8000억 늘어
NH證, 신용거래융자 매수한도 최대 10억원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가가 급락하면서 감소세를 보이던 '빚투'(빚내서 투자)가 되살아나고 있다. 증시 급락으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부담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반등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9조 2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24일 38조 6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지난 4일 27조4000억 원까지 감소했지만, 이후 3거래일 만에 다시 약 2조 원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뜻한다. 통상 주가 상승 기대가 커질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증시가 급등 후 다시 조정을 받자 저가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17.91% 급등했던 코스피는 지난 6일 4.58% 하락한 데 이어 7일에도 0.60% 내리며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급락으로 국내 증시가 펀더멘털(평가가치) 대비 저평가된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2.3% 상향 조정하면서 코스피 목표치 1만 2000포인트와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시장은 실제 펀더멘털보다 더 부정적인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며 "코스피 비중 확대 의견과 목표치 1만2000포인트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선호가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신용융자가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주가가 충분히 조정을 받았다는 인식과 반등 기대가 맞물리면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저가 매수 자금까지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기준 삼성전자 신용융자 잔고는 4조 8895억 원으로 지난 4일(4조 3966억 원)보다 11.2% 증가했다. 불과 3거래일 만에 약 5000억 원이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신용융자 잔고도 3조 9803억 원에서 4조 3449억 원으로 9.2%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만 신용융자 잔고가 약 8600억 원 불어났다.
증권사들도 한동안 조였던 신용융자 빗장을 다시 풀고 있다. 증시 급락 과정에서 신용융자 잔고가 크게 감소하면서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긴 영향이다.
NH투자증권(005940)은 이날부터 신용거래융자 매수한도 5억 원 제한을 해제하고 종목별 신용등급에 따라 한도를 확대했다. S등급 종목의 경우 최대 10억 원까지 신용융자가 가능해졌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 신용융자가 급증하자 S등급 종목의 대출 한도를 3억 원으로 낮춘 바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화재(000810) 등이 S등급이다. B등급인 SK하이닉스의 신용융자 한도 역시 기존 1억 원에서 5억 원으로 확대됐다.
신용융자를 통한 저가 매수가 다시 빠르게 늘어나면서 증시가 추가 조정을 받을 경우 반대매매가 출회되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 반등을 기대한 '빚투'가 증시의 새로운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한동안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수 있어서 신용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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