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ELS 낙인 근접 시 투자자 알림·CCO에 상품출시 보류권

금투협·주요 증권사 간담회…내달 자율규제 개정해 내규 반영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활동가들이 지난 2024년 2월 15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홍콩 ELS 사태' 관련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2.15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파생결합상품 투자자 보호 체계를 전면 손질한다. 고난도 ELS의 기초자산 가격이 낙인(손실확정 구간)에 가까워질 경우 투자자에게 사전 알림을 보내고, 금융소비자보호책임자(CCO)에게는 상품 출시를 보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상품 설계부터 판매 이후 관리까지 전 과정의 내부통제를 강화한다.

금감원은 5일 금융투자협회와 10개 주요 증권사가 참석한 '파생결합상품 제도개선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개선안을 발표했다.

상품설계 단계부터 심사 강화…CCO 출시 보류권한

우선 파생결합상품 설계 단계에서 증권사의 자율 책임을 강화한다.

상품승인위원회에는 소비자보호·준법감시·판매 부서를 필수적으로 참여시키고, CCO에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상품 출시를 보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또 기초자산 유형과 결제통화, 손실배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존 승인 상품과 동일하지 않은 상품은 다시 상품승인위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기초자산 풀(Pool)을 새로 선정하거나 변경하는 경우에도 심의받도록 했다. 시장환경 변화 등으로 투자 위험이 크게 높아진 경우에는 기존 승인 상품도 예외적으로 재심의를 실시한다.

상품 설계 과정의 사전 점검도 강화한다. 증권사는 상품 설계 시 금융소비자 보호 체크리스트를 의무적으로 작성하고 기존 상품과의 동일성 요건을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기초자산 풀 관리 기준과 사용 제한 기준을 마련해 상품에 편입할 기초자산을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고난도 ELS, 낙인 알림 도입…증권사 내부통제 강화

판매 이후 관리도 대폭 강화한다. 앞으로 고난도 ELS의 기초자산 가격이 낙인배리어에서 10%포인트 이내로 접근하면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최초 1회 낙인 근접 사실을 안내해야 한다. 그동안 투자자가 낙인 접근 여부를 사전에 인지하기 어려웠던 점을 개선해 중도상환 여부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조기상환이 순연되거나 실패한 경우에는 중도상환이 가능하다는 사실과 절차를 함께 안내해야 하며, 조기·만기 상환 이후 동일 상품에 기계적으로 재투자하지 않도록 유의사항도 제공한다.

증권사의 내부통제도 강화된다. 고난도 상품 자율점검 주기는 연 1회에서 분기 1회로, 이사회 보고는 연 1회에서 반기 1회로 단축한다. 판매채널과 고령자 여부 등을 고려한 부적합 판매 비율도 내부적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서재완 금융투자 부원장보는 "최근 홍콩 H지수 ELS 손실 사례와 시장 변동성 확대를 고려하면 상품 제조부터 판매 이후 관리까지 투자자를 사전적으로 보호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다음 달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 규정을 개정해 각 증권사의 내규에 반영하고, ELS 낙인 근접 알림 시스템도 올해 안에 구축할 계획이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