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사건 위법한 압수수색 아니다 ‘재항고’

서울남부지법 "금융위 증거 문제있다" 준항고 인용

1천억 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주가조작을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7.1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윤주영 기자 = 금융위원회가 1000억 원 규모 '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사건' 피의자들의 준항고를 법원이 인용한 데 불복해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상급심 판단에 따라 금융당국의 압수물 증거 선별 절차의 적법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날 서울남부지방법원의 '수사기관의 압수에 관한 처분 취소·변경' 준항고 인용 결정에 대해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김주석 부장판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모 씨가 금융위 자본시장조사과를 상대로 낸 준항고 사건을 지난 24일 인용했다.

준항고는 압수수색 등 수사기관의 처분이나 법원의 재판이 부당하다고 판단될 때 피의자 등이 취소나 변경을 구하는 불복 절차다.

1호 사건 피의자인 김 씨는 정부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의 주축인 금융위가 압수물 증거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강제 조사권이 없는 금융감독원 직원을 투입한 점을 문제 삼았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압수수색 등 강제 조사 권한은 금융위 조사 공무원에게만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금융위는 심문 과정에서 "행정조사는 준항고 대상이 아니며 금감원 직원이 압수수색 집행을 주도하지도 않았다"는 취지로 맞섰다. 당시 금융위는 인용 결정이 나오면 즉시 재항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은 금융위·금감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대응단이 지난해 출범 후 처음 적발한 주가조작 사건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주가조작하면 패가망신할 수 있다'는 불공정거래 척결 기조에 맞춰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합동대응단에 따르면 친인척·학교 선후배 등 관계로 얽힌 이른바 '슈퍼리치'들은 법인 자금과 대출 등을 동원해 약 1000억 원을 조성한 뒤 1년 9개월간 코스피 상장사 DI동일 주가를 약 두 배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유명 사모펀드 전직 임원과 금융회사 지점장, 자산운용사 임원 등 전·현직 금융인 3명이 자금을 받아 시세조종을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024년 12월 DI동일 주식을 매도해 총 272억6000만 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이들이 DI동일 외에도 벽산 등 다른 코스피 상장사에 대해서도 시세조종을 시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사건에는 NH투자증권뿐 아니라 KB증권·교보증권 직원들도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지난 5월 NH투자증권과 DI동일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달 KB증권·NH투자증권·교보증권 등을 추가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확대해 왔다.

준항고 인용으로 금융위가 확보한 일부 압수물의 증거능력이 다퉈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이후 별도 영장을 통해 확보하더라도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합동대응단 자료를 토대로 별도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준항고는 피의자들의 신병 확보에도 영향을 미쳤다. 법원은 이달 1일 김 씨 등 피의자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이후 "시세조종 범죄의 성립 여부나 범위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압수수색 절차의 위법성을 다투는 준항고 사건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