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운용, 퇴사한 '존리 키즈' 성과급 안 주려다 1·2심 모두 패소

회사측 '근로계약 갱신 거절'한 경우…퇴직 후라도 성과급 지급해야
노동청 시정지시로 2.6억 지급했지만 "잔여액 지급해야"…양측 상고

KCGI자산운용 로고

(서울=뉴스1) 박승희 문혜원 기자 = KCGI자산운용(舊 메리츠자산운용)이 전 직원이었던 박정임 케이프리덤자산운용 대표가 제기한 미지급 성과급 지급 청구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다.

30일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8-1부(고법판사 이지영 황성미 박성윤)는 박 대표가 KCGI자산운용을 상대로 낸 성과급 지급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박 대표는 과거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시절 함께 펀드를 운용하며 '존리 키즈'로 불렸던 인물이다. 지난 2023년 케이프리덤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앞서 1심은 KCGI운용에 박정임 대표가 청구한 미지급 이연성과급 2억 8746만 3532원 전액에 연 20%의 지연손해금까지 지급하라며 박 대표 전부 승소 판결을 낸 바 있다.

2심은 KCGI운용이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23년 10월 노동청 시정지시에 따라 이미 박 대표에게 2억 5918만 원을 지급한 점은 정당한 변제로 인정했다. 다만 잔여 금액 4113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은 박 대표가 2018년 3월 KCGI운용(당시 메리츠자산운용) 마케팅&다이렉트세일즈(Marketing&Direct Sales) 부문 부장으로 계약직 입사해 근무하다 2022년 12월 회사의 계약 갱신 거절로 퇴직하면서 불거졌다.

박 대표는 재직 중 2018~2021년도 성과급으로 회사 주식 1만 6542주와 펀드 6371만 930좌를 배분받았지만, 회사의 이연성과보상제도에 따라 실제 지급은 3년씩 미뤄진 상태였다.

박 대표는 근로계약이 종료됐어도 미지급된 이연성과급 전액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와 체결한 약정에 '사용자의 계약 해지'로 근로관계가 종료될 경우 미지급 성과급을 전액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KCGI운용은 근로계약이 단순히 기간 만료로 갱신되지 않은 것일 뿐이라 지급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또 박 대표가 재직 중 부서 직원의 횡령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하고 직장 내 괴롭힘, 재택근무 거부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며 약정상 지급 제한 조항에 따라 성과급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연성과급 자체도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회사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회사의 일방적인 계약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계약 해지와 같은 효과를 갖는다며 약정상 '사용자의 계약 해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부적절한 행위를 이유로 한 지급 제한 조항 적용 주장에 대해서도 회사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박 대표의 귀책사유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이연성과급의 임금성에 대해서도 지급 시기와 조건이 사전에 확정돼 있고, 근로자가 운용한 펀드 수익률과 연동되는 등 근로 제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KCGI운용은 항소심에서 노동청 지시로 2023년 10월 박 대표에게 지급한 2억 5918만 원과 별도로 낸 원천징수세액 7791만 원을 감안하면 채무가 이미 모두 소멸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지연손해금 등을 고려한 변제충당 순서를 적용해, 갚아야 할 잔여 이연성과급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관련 쟁점은 대법원에서 다시 다뤄지게 됐다. KCGI운용은 지난 28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박 대표 측도 상고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