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향하는 돈 붙잡아라"…증권사 CMA·발행어음 금리 '줄인상'

기준금리 인상폭 맞춰 수익률 최대 0.25%포인트 인상
은행 예·적금 금리 인상에 단기자금 이탈 선제 대응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에 불이 밝혀져 있다. ⓒ 뉴스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증권사들이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발행어음 수익률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은행권 예·적금 금리 인상으로 단기자금이 이동할 조짐을 보이자 고객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다.

이후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높이자 증권사들도 CMA와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어음 등 단기 수신 상품 수익률 인상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22일부터 원화 발행어음 수익률을 구간별로 최대 0.25%포인트 올렸다. 개인 고객 기준 수시형 발행어음은 연 2.20%에서 2.40%로, 1년 만기 상품은 연 3.40%에서 3.65%로 상향됐다. CMA형 발행어음 수익률도 연 2.20%에서 2.40%로 같이 올랐다.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날 퍼스트 원화 발행어음 수익률을 인상했다. 수시형 발행어음과 발행어음형 CMA는 연 2.35%에서 2.60%로, 1년 만기 발행어음은 연 3.60%에서 3.85%로, 적립식 1년물은 연 4.35%에서 4.60%로 각각 0.25%포인트 올랐다.

NH투자증권은 21일부터 발행어음형 CMA와 수시형 발행어음 수익률을 연 2.10%에서 2.35%로, 1년 만기 약정형 발행어음은 연 3.60%에서 3.80%로 조정했다.

KB증권 역시 같은 날부터 CMA 발행어음 수익률을 연 2.10%에서 2.35%로 올렸다. CMA RP 수익률은 연 2.00%에서 2.25%로 상향했다.

인상 폭은 대체로 기준금리 인상 폭인 0.25%포인트 안팎이지만 상품과 만기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않은 증권사들도 RP형 CMA 수익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대신증권은 22일부터 CMA RP 수익률을 0.25%포인트 올려 연 2.60%로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일부터 CMA RP 수익률을 상품별로 0.25%포인트 인상해 명품형에는 연 2.20%, 사업자형에는 연 2.25%를 적용하고 있다. 일반 RP 수시형 수익률도 연 2.10%에서 2.35%로 올렸다.

일부 증권사는 고객 자금을 한국증권금융 예수금 등에 운용하는 머니마켓랩(MMW)형 CMA 수익률도 함께 올렸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RP나 발행어음, MMW 등에 운용하고 발생한 수익을 지급하는 계좌다.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으면서도 일반 은행 입출금통장보다 금리가 높아 단기 대기 자금 운용처로 활용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추고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조달은 기업금융과 채권 등 자산 운용에 활용된다.

발행어음 수익률은 시장금리와 자금 조달 필요성, 운용 수익성, 경쟁사 상품 수준 등을 고려해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결정한다. 기준금리가 올랐다고 해서 모든 증권사가 모든 상품의 수익률을 같은 폭으로 높이는 것은 아니다.

금리를 높이면 고객 자금을 유치하거나 기존 자금의 이탈을 막는 데 유리하지만 증권사가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도 함께 늘어난다. 조달 자금을 발행어음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으로 운용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어 상품별 인상 폭에도 차이가 나타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자금이 은행으로 몰려가고 있는데 증권사들도 고객 자금 유지와 자금 확보 차원에서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며 "유입된 자금은 기업금융과 채권·단기금융상품 운용 등 증권사의 자금 운용에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