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꺼진 스페이스X, 첫 공모가 붕괴…탈출 기회는 언제

17일 127.54달러 시작…한 달 만에 주가 43% 하락
8월 첫째주 2분기 실적발표 주목…록업 해제도 변수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상장 이후 연일 주가 급등세를 보였던 스페이스X가 상장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졌다. 시장에선 다음달 초로 예정된 2분기 실적발표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이후 보호예수 물량이 얼마나 나올지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스페이스X는 전날 대비 2.72% 하락한 127.54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 16일에는 3.08% 하락한 131.11달러에 마감하면서 5거래일 연속 하락해, 공모가인 135달러 선이 종가 기준으로 처음으로 무너졌다.

지난달 12일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로 860억 달러(약 128조 원)를 조달한 스페이스X는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 대비 19% 치솟았다. 지난달 16일에는 장중 225.64달러까지 기록했지만 한 달 만에 약 43% 하락한 것이다.

한때 시가총액이 2조 6555억 달러(약 3954조 원)까지 치솟으며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전세계 시총 4위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날 기준 시총은 1조 6278억 달러(약 2424조 원)로 한 달 만에 1조 277억 달러(약 1530조 원)가 증발했다.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는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과 부채로 조달한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우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인한 기술주 주가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도 주가에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49억 3700만 달러(약 7조 4000억 원)의 순손실을 낸 만큼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우려가 있다. 이날 기준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최근 급감했음에도 지난해 매출(186억 7400만 달러)의 92배에 달한다.

최근에는 경쟁사인 중국항천과기집단(CASC)이 로켓의 해상 회수에 성공하면서 스페이스X와의 기술 격차를 좁혔다는 평가에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됐다. 특히 16일(현지시간) 예정됐던 13번째 스타십 시험비행이 발사 직전 연기되면서 개발 일정 지연 우려로 이날 스페이스X의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3% 하락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8월 첫째 주로 예정된 2분기 실적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기관 투자자 등이 보유한 보호예수(록업) 물량으로 인해 현재 시장에 유통되는 스페이스X 주식은 전체의 4.9%에 불과하다. 2분기 실적발표 후 2거래일부터 전체 록업 물량의 최대 20%가 해제되는데, 이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주가도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실적발표에서 투자자들은 현재 스페이스X의 재무 건전성 및 향후 수익 창출 방안과 우주 개발 로드맵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성과가 확인된다면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겠지만, 아닐 경우 실망 매물이 집중적으로 나오면서 현재의 주가 하락세가 가속화될 수도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AI 기업들의 부채 붐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페이스X마저 자금 조달에 나섰다는 점에서 AI발(發) 차입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며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는 결국 AI 기업간 가격경쟁력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