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락 후 일주일 내 67% 반등…이번주 알파벳·인텔 '시험대'

"급락장에서 기계적인 매도는 반등을 놓칠 가능성이 높아"
"AI 투자 확대 위한 빅테크 자본지출 가이던스 확인 중요"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나오고 있다. 2026.7.16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코스피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25% 넘게 급락한 상황에서 증권가는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조정은 시스템 리스크가 아닌 변동성 확대 국면으로 보는 만큼 알파벳과 인텔의 실적·인공지능(AI) 투자 계획이 국내 반도체주와 코스피 반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지난 6월 22일 9114.55포인트를 기록한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25% 넘게 조정을 받았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기조에도 국내 증시는 결국 반도체 업황 고점 우려를 이겨내지 못하고 급락했다.

여전히 강세장 국면…급락 후 70%는 반등
(신영증권 제공)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리 증시가 강세장의 여정 속에 있다는 판단은 유지한다"며 "글로벌 버블 붕괴나 금융 시스템 위기와 같은 국면이 아니라면 급락장에서의 기계적인 매도는 이후 반등을 놓칠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2000년 이후 코스피가 하루 8% 이상 급락했던 48차례 중 67%가 일주일 만에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평균 수익률은 3.6%다.

급락 이후 6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사례는 13건인데 그중 11건이 IT버블, 2건이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영향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최근의 급락은 펀더멘털의 훼손을 반영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결국 관건은 변동성을 견디는 것"이라고 말했다.

AI 투자 지속성과 반도체 사이클 시험대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의 물가 지표와 연준의 긴축 기조보다 AI 투자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감에 더 크게 반응했다. 뉴욕주의 대형 데이터센터 인허가 중단과 AI 인프라 투자 속도 둔화 우려 등이 겹치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대됐다.

오는 22일(현지시각) 알파벳을 시작으로 24일 인텔, 29일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가 잇달아 실적을 발표한다. AI 투자 지속성과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시장의 판단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TSMC의 호실적에도 시장은 반등하지 못했고, 결국 알파벳 실적 전까지는 확실한 반등 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AI 투자 확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빅테크의 자본지출(Capex) 가이던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레버리지 투자는 지속 축소해야 한다"면서 "이번 주 구글 실적과 AI 투자 계획이 시장 심리를 되살릴 핵심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인투자자의 매수 여력에 대한 우려도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 증시의 고객 예탁금 감소가 2021년 동학개미 운동 당시 코스피 고점과 비교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김재승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 예탁금 감소를 개인 투자자의 증시 이탈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며 "최근 예탁금 감소는 하락장에서 적극적인 저가매수에 자금이 투입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증시 변동성이 낮아지고 AI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재차 높아져야 고객 예탁금의 재유입과 개인 투자자들 매수세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