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현미경]SK하닉, 평균 181만원에 샀다…손실구간 목전에 빅테크 실적 발표
16일 종가 184만 2000원…투자자 상당수 손실구간 진입
펀더멘털보다 수급…"가이던스 확인 전까지 악재에 민감"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최근 급격한 하락을 겪으며 지난달 중순 300만 원에 육박했던 고점 대비 약 37%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이달 말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가 제시되기 전까지는 우려와 기대를 오가는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SK하이닉스 종가는 11.53% 하락한 184만 2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2일 기록한 최고가(291만 9000원) 대비 107만 7000원(36.90%) 하락한 수치다.
SK하이닉스의 급락 여파로 지분 20%를 보유한 최대주주 SK스퀘어도 같은 기간 38.48% 하락했으며, SK그룹의 지주사인 SK 주가 역시 20.55% 밀렸다. 이 기간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27.86%)보다 더 가파른 낙폭을 기록했는데, 이는 그동안 SK하이닉스 주가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급등했던 것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단 18거래일 만에 주가가 약 37% 폭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도 불어나는 분위기다. 네이버파이낸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 투자자 29만 5591명의 평균 매수단가는 181만 1,094원으로, 평균 수익률은 1.71%에 불과하다. 투자자 중 상당수는 이미 손실 구간에 진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업종의 동반 급락은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견인해 온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성에 의문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AI 데이터센터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역사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뉴욕주가 전력 및 수자원 부족, 전기요금 인상 등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중단했고,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기업공개(IPO)로 확보한 자금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면 메모리 가격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전망 등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도 반도체 기업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 ADR(-13.69%)을 비롯해 마이크론(-5.65%), 샌디스크(-12.63%), 웨스턴디지털(-9.15%), 엔비디아(-2.40%) 등이 동반 하락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하루 새 4.29% 밀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의 약세가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 악화보다는 일시적인 수급 불안정에 따른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옵션거래와 레버리지 ETF, 상품거래고문(CTA) 등 추세를 추종하는 자금뿐만 아니라 퀀트 및 알고리즘 매매 비중이 커지면서 가격 움직임이 기계적으로 증폭되고 있다"며 "이러한 자금들은 기업의 실적보다는 가격 모멘텀과 변동성에 따라 비중을 조정하기 때문에, 일단 하락이 시작되면 헤지 거래와 ETF 리밸런싱이 동시에 맞물려 낙폭을 키우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 상무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다른 업종으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면서 업종 간 순환매 주기도 매우 짧아졌다"며 "결국 최근의 약세는 새로운 악재의 등장이라기보다는 이미 알려진 재료를 빌미로 단기 수급이 한 방향으로 쏠린 영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은 이달 말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되고 실제 기초체력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단기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이번 조정의 본질은 AI 설비투자의 주체(빅테크)들로부터 시작된 의구심이 국내 시장에 전달되며 증폭된 구조"라며 "S&P500과 나스닥100의 변동성 지수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만큼 방향성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또한 "7월 말 예정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간을 통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주가의 분수령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방향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경우 밸류에이션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85조 원에 달하지만, 최근 일부 기관에서 보수적인 보고서를 내놓으며 주가에 부담을 주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9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발표되는 알파벳(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 계획이 SK하이닉스 주가 방향성의 중요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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