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투매 받아낸 개미 자금 바닥났나…예탁금 120조 턱걸이
예탁금 4월 중순 이후 최저치…6월 초 최대치 기록 후 감소세
외인 10거래일 연속 삼전닉스 순매도…개인 물량 떠안아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최근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약 석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코스피가 8% 가까이 또다시 폭락하면서 그간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온 개인 투자자의 수급이 지속될지 주목된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20조 83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16일(119조 743억 원)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4월 미국-이란 휴전 협정 체결 이후 전쟁 기간 중지됐던 랠리를 재개했고, 그 결과 투자자예탁금이 급증하며 지난달 4일에는 139조 6948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자금으로, 대표적인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예탁금이 늘어날수록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6월 한 달간 5번의 매도·매수 사이드카와 3번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극한의 변동장세가 펼쳐지면서 예탁금도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코스피는 지난 22일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9114.55를 작성한 이튿날 9.99% 폭락했다. 연이틀 반등하며 지난 25일 8930.30을 기록했으나, 이후 5거래일간 14.36% 하락해 이날 7648.09로 마감했다.
특히 그간 개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상승을 주도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고점 통과(피크아웃) 우려로 급락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99.5% 급증한 448억 2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D램(모듈 제외) 수출단가(7만 4687달러/㎏)와 SSD 수출단가(2만 1131달러/㎏)는 전월 대비 각각 4%, 5% 하락했다.
여기에 애플이 메모리 단가 상승을 이유로 주요 제품 가격을 15~20%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완제품 판매 감소에 따른 메모리 가격 약세 우려가 제기됐다. 간밤 메타가 잉여 컴퓨팅 자원을 활용한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발표한 점도 메모리 피크아웃 우려를 심화시켰다.
이미 외국인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2조 2369억 원, 18조 5237억 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12조 3891억 원, SK하이닉스를 18조 8895억 원 순매수하며 외국인의 물량을 전부 떠안았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21.10%, SK하이닉스는 18.55% 하락해 주가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개인 투자자의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메모리 피크아웃 우려가 과도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타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잉여 AI 컴퓨팅 판매 → AI 인프라 공급과잉 우려 →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 둔화 → GPU·HBM·서버 D램 수요 둔화'로 이어지는 흐름"이라며 "그러나 메모리 수요 둔화를 판단하려면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 가이던스 하향, HBM 장기공급계약 축소, D램 가격 상승 둔화, 차세대 GPU 주문 감소가 확인돼야 하지만 현재까지 이 네 가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메타는 1분기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본질은 컴퓨팅 용량이 과잉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AI 컴퓨팅 인프라가 판매 가능한 클라우드 자산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번 조정은 AI 수요 둔화보다는 과매수, 수급 쏠림, 밸류에이션 차익실현에서 발생한 변동성"이라고 분석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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