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시대]③전통·디지털 자산 '통합 플랫폼'…'로빈후드' 길 걷는 미래에셋
STO 사업 확대…비유동자산부터 주식·국채 토큰화까지
거래 플랫폼도 곧 완성…STO 전 과정 한 플랫폼서 소화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10년 전 국내 최대 증권사가 되겠다는 승부수가 적중한 미래에셋그룹이 이번에는 미래 청사진으로 '디지털자산'을 내세우고 있다. 내년 2월 금융시장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토큰증권(STO) 제도 시행을 앞두고 미래에셋그룹은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의 결합을 통해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빠르게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글로벌 실물자산 토큰화(RWA) 플랫폼 기업인 온도파이낸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디지털 자산 기반 투자상품 및 토큰화 금융 생태계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온도파이낸스는 미국 주식·상장지수펀드(ETF) 및 미국 국채 기반 토큰화 상품을 실제로 발행한 기업으로, 누적 거래량만 180억 달러(약 27조 8000억 원)인 세계 최대 토큰화 주식 플랫폼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이번 협약을 통해 기존 상장 ETF 라인업의 토큰화를 추진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토큰화 자산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미래에셋그룹이 추진하는 디지털자산 사업의 방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초기 국내 STO 시장은 부동산·미술품 등 비유동자산의 유동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산업은 주식·국채·머니마켓펀드(MMF) 등 전통적 금융자산을 토큰화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런 구조적 변화에 대응해야 투자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토큰화 기술이 주식·국채·MMF 등 이미 유동성이 풍부한 자산의 활용도를 더욱 높여 투자자 접근성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기존 투자에선 정해진 거래시간에 주식 결제가 2~3영업일 소요됐지만 토큰화 증권은 24시간 365일 실시간 결제가 가능하다. 또 단순 보유에 그쳤던 투자 자산도 담보 제공·대차·결제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와 연계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본부장은 "토큰화 기술 저변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 한국은 물론 전 세계 투자자들이 다양한 글로벌 자산에 24시간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릴 것"이라며 "이런 글로벌 흐름에 따라 블랙록, JP모건, 나스닥 등 글로벌 금융기관과 금융 인프라 사업자들도 토큰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이런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각국의 규제 환경에 맞춰 플랫폼 구축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에선 2023년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에 기반한 토큰증권 발행 플랫폼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상용화를 위한 기술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초자산으로는 비금전신탁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 등 신종증권부터 집합투자증권 등 정형증권까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지난 5월부터 미래에셋증권 미국법인이 미국 예탁결제원(DTCC)이 주도하는 '토큰화 워킹그룹'에 참여하며 블랙록·골드만삭스·JP모건 등 글로벌 금융사들과 토큰화 기반 증권시장 인프라 구축 및 표준화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4월 홍콩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디지털자산 리테일 라이선스'를 최종 승인받은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도 이달 중 홍콩 내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디지털자산 거래 서비스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디지털자산 거래 플랫폼도 완성을 앞두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 2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지분 92.06%를 취득하며 인수를 추진 중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단순 거래는 물론 브로커리지 기능도 겸해 가상자산을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자산이 유통될 수 있다. STO 인프라 구축의 핵심 기지인 셈이다.
여기에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9월부터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사 '아바랩스'와 펀드 토큰화 및 블록체인 기반 운용·결제 시스템을 공동 개발 중이고, 상품 개발에 특화된 온도파이낸스와 협력할 준비까지 마쳤다. 그룹 내부 통합 시스템을 통해 STO 개발부터 발행, 결제, 유통까지 전 과정을 소화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미래에셋그룹은 디지털자산 제도가 도입되면 주식·채권 등 전통 자산부터 디지털자산까지 한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통합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 메시지에서 "코빗 인수는 단순한 금융 거래가 아닌, 금융의 미래를 향한 선제적 포석"이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해외에선 이같은 모델을 미국의 '로빈후드'가 구현했다. 로빈후드는 개인투자자 대상 주식거래 플랫폼으로 출발했지만, 암호화폐와 토큰화 자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전통적인 금융 기업들이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는 어쩌면 국내 기업 중에서도 그런 변화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현재 그 가능성이 가장 큰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중장기적으로 토큰증권 시장은 글로벌 투자·결제·담보가 블록체인 인프라 위에서 연결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미래에셋증권은 토큰증권 플랫폼과 디지털 월렛 등 관련 인프라를 기반으로 투자자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양한 주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과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을 연결하는 교두보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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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주식, 채권뿐 아니라 부동산, 미술품 같은 실물자산까지 토큰 형태로 거래하는 STO(토큰증권 발행)시장이 열리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국가 간, 기관 간, 개인 간 거래를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유럽에선 이미 거래가 시작됐고 미국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자본시장의 무한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관련 법안들을 마련해 내년 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이 시장에서 강자로 우뚝 서기 위한 노력도 구체화하고 있다. 뉴스1은 자본시장에 혁신을 몰고 올 STO 시장의 개막을 앞두고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노력과 성과를 총 7회에 걸쳐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