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피 찍은 날 1000스닥 무너졌다…신뢰 잃은 코스닥 '소외 자초'

코스닥 시총, 코스피의 7.6% 수준…1년 새 격차 더 벌어져
코스닥 시총 1위에 올랐던 삼천당제약, 주가 반의 반토막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한 날, 코스닥은 장중 1000선이 붕괴했다. 닷컴버블 시절 코스피 지수를 앞서기도 했던 코스닥은 이후 25년 넘게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 자금도 코스닥을 떠나 코스피 대형주로 쏠리면서 코스닥 소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9.6포인트(2.25%) 오른 9063.84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코스닥은 31.03포인트(3.01%) 내린 1000.93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1000선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다.

코스피 시총 7413조 vs 코스닥 562조

이날 기준 코스피 지수는 코스닥 지수보다 약 9배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시가총액 격차도 확대됐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7413조 원, 코스닥 시가총액은 562조 원으로 코스피의 7.6%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만 해도 코스피 시가총액은 2414조 원으로 코스닥(401조 원)이 16.6% 수준이었다. 1년 새 코스피 지수가 급등하면서 양 시장의 체급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수급도 극명하게 갈렸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00조 원을 순매수했지만, 코스닥에서는 4조 원을 순매도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닥 지수의 상승률은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하회하며 시장 개설 이후 역대 최고의 소외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1위 알테오젠, 올해 들어 시총 24조→19.8조

코스피 상승은 초대형 기술주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과 실적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급등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삼전·SK하닉만 사면 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올해만 두 종목을 42조 원 순매수했다.

반면 코스닥은 시장을 대표할 만한 핵심 종목에 대한 신뢰가 약화하고 있다.

연초 코스닥 1위였던 알테오젠(196170) 시가총액은 24조 원에서 19조 800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지난 3월 말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삼천당제약(000250)은 각종 논란 속 주가가 고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11위로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 소외 현상이 단순한 수급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윤 연구원은 "코스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지수보다 시가총액만 증가하는 기형적 자본조달 구조와 취약한 수급 환경에서 반복되는 급등락에 기인한다"며 "최근 20년 동안 코스닥 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은 2%에 불과했지만 시가총액은 연평균 11%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복적인 물적분할과 유상증자, 주주환원 부족으로 시장 신뢰가 훼손됐고 장기 자금이 유입되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며 "개인투자자 중심 시장에서 특정 테마주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기관과 연기금 등 장기 자금의 참여도 제한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