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성공한 최운열 한공회장 "회계기본법·지방자치법 반드시 통과"

"대형 회계법인 채용에 1500명 몰려…회계사 선발 규모 조정"
"세무사회장에게 공개적으로 제안…만나서 이야기하자"

1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제공)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한수민 수습기자 =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이 2기 체제의 핵심 과제로 회계기본법 제정과 지방자치법, 공인회계사법 개정을 꼽으며 향후 2년간 회계제도 개혁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감사환경 변화 대응과 중소형사 회계사 수습난 해소, 감사품질 제고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한국공인회계사회 정기총회에서 제48대 회장으로 연임이 확정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계기본법과 지방자치법, 공인회계사법 등 3대 핵심 입법 과제를 반드시 완수해 회계의 공공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자본시장과 회계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과당 경쟁시 지정감사 제외 등 제재 검토"

최 회장은 회계업계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회계법인 간 과당 경쟁을 지목했다.

그는 "감사인이 최소한 독립적인 위상을 가져야 제대로 된 감사가 가능하다"며 "지정감사제 도입 이후 회계 투명성이 개선되는 흐름이 있었지만 최근 자유수임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과당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당 경쟁으로 감사 비용이 지나치게 낮아지고 회계사들은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며 강도 높은 대응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상식 밖의 과도한 할인 경쟁을 벌이는 회계법인에 대해서는 특별감리를 실시하거나 지정감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 정부에 건의할 생각"이라며 "정부 역시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합격생 대부분이 빅4 원해…강제 배정은 해결책 아냐"

최 회장은 수습처를 구하지 못하는 공인회계사 합격자 문제도 시급한 과제로 꼽으며 회계사 선발 규모 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 경제 규모에 적정한 선발 인원은 연간 700~800명 수준으로 현재 1150명은 다소 많은 측면이 있다"며 "AI 환경 변화까지 고려하면 내년도 선발 인원 산정 과정에서 이런 현실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도 수습처를 찾지 못한 시험 합격자를 한공회장이 등록 회계법인에 직접 배정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다만 최 회장은 수습 회계사 미지정 문제의 근본 원인은 빅4 회계법인 선호 현상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합격생 대부분이 빅4 입사를 희망하고 중견·중소 회계법인에 근무하다가도 기회가 생기면 빅4로 이동하려 한다"며 "최근 한 대형 회계법인 채용에는 올해 합격자 수(1150명)보다 많은 1500명이 지원할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강제 배정 제도가 보완책이 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며 "회계사 선발 규모, 수습 제도, 업계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4조원 지자체 위탁사업…세무사회와 대화하겠다"

최 회장은 지방자치법 개정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직역 갈등으로 비화된 점은 아쉬워하며 한국세무사회와 공개 대화를 제안했다.

그는 "연간 약 14조 원 규모의 지방자치단체 위탁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상당수 사업은 회계감사 의무가 없다"며 "국민은 세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 권리가 있고 부정수급 문제를 막기 위해서도 일정 규모 이상 사업에 대한 회계감사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 의원들이 모두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는 것은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라며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정치권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는 쟁점 법안이 아니었지만 일부에서 직역 간 싸움의 대상인 것처럼 오해하면서 논의가 보류된 상황"이라며 "하반기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 행정안전위원회를 다시 찾아 법안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방자치법 개정과 회계기본법 제정에 반대하고 있는 한국세무사회에 공개적으로 대화를 제안했다. 그동안 세무사회장은 최 회장의 대화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세무사회장에게 공개적으로 제안한다. 만나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자"며 "직접 만남이 어렵다면 양측 실무진이라도 구성해 법과 원칙의 범위 안에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앞으로 2년 동안 회계기본법, 지방자치법, 공인회계사법 등 핵심 과제를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회계의 공공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대한민국이 회계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