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채권도 30% 급락…"만기에 상환되는 건가요" 투자자 공포
"상환 일정을 확인 중이나 지급 예정일을 확정하기 어려워"
회생절차 시작하면 모든 채무 동결…"채권 투자금 묶일 듯"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최근 중앙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 신청과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채권 시장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중앙그룹 계열 채권 가격이 폭락하면서 만기 상환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에서 거래되는 장내채권인 '에스엘엘중앙18-2', '중앙일보47', '중앙일보 43-2', '제이티비씨36-2' 채권 가격이 모두 30% 하락 마감했다. 이 외에도 '에스엘엘중앙23', '에스엘엘중앙21' 채권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앞서 JTBC를 포함한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 5곳(중앙홀딩스, JTBC,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이 지난 15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한국기업평가가 중앙일보와 SLL중앙의 회사채 신용등급도 기존 B+에서 C로 하향한 영향이다.
'제이티비씨36-2'의 수익률은 716%까지 치솟았다. 다른 중앙그룹 채권 수익률도 세 자릿수다. 채권 시장에서 수익률은 곧 '위험의 대가'로 시장 참여자들이 "이 채권은 사실상 원금을 돌려받기 힘들다"고 판단해 채권 가격을 바닥까지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장내 채권은 주식처럼 거래가 되기 때문에 낮은 가격에라도 채권을 매도할 수 있지만 문제는 증권사에서 판매한 장외 채권이다. 증권사들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미매각된 물량이나 대규모 회사채·단기사채를 자기 자본으로 우선 총액 인수하고 이를 소액으로 잘게 쪼개 개인 투자자들에게 재판매하는 셀다운(Sell-down) 방식을 취한다.
키움증권(039490)은 JTBC 단기채권을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당시 해당 채권은 연 7~8%의 높은 금리를 앞세웠고, 언론사라는 브랜드 인지도와 높은 이자율에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 중 JTBC가 6월 12일 만기가 도래한 206억 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갚지 못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고, 관련 채권 투자자들은 원금도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키움증권에서 '제이티비씨제이차 20260312-92-1 단기사채'에 투자한 투자자는 "지난 12일 만기도래 미상환 이후 현재 원금 연체 중"이라며 "키움증권에 문자 1회 수신받은 것 이외에는 업데이트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판매사인 키움증권 측은 "현재 발행사(JTBC)의 자금 사정으로 상환 지연이 발생한 상태"라며 "발행사와 관련 기관을 통해 미입금 사유와 향후 상환 일정을 확인 중이나 정확한 원인이나 지급 예정일을 확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권단 구성이나 구체적인 대응책 역시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투자자들은 증권사가 JTBC의 재무 악화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불완전판매'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JTBC 신용등급은 디폴트 전에도 장기 신용 등급 기준 'BBB/부정적'(나이스신용평가)으로 투자 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키움증권은 "JTBC전단채는 투자권유 없이 고객이 온라인으로 직접 매수한 상품"이라며 "고객은 매수 과정에서 신용위험과 원금손실 가능성 등 주요 위험사항을 확인하고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수 후 해피콜을 통해 고객의 위험 인지 여부를 재차 확인했다"며 "관련 절차와 규정에 따라 적정하게 판매가 이뤄져 불완전판매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향후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면 모든 채무가 동결된다. 이 경우 채권자들은 장기간 자금이 묶이게 되고, 향후 확정될 회생 계획안에 따라 원금의 상당 부분이 감액되거나 상환이 장기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 또한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회사채 발행 주관사로서 실사 의무를 다했는지, 그리고 재무 위험 고지 의무를 위반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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