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공모주, 일본 개미는 청약하는데…한국은 "사모만 허용"
韓, 해외 기업 공모주 청약 선례 없어…美와 공모주 규정도 달라
일본은 NISA 통한 청약 기회도 열어 '절세' 혜택까지 제공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일본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 방법을 안내하고 있지만,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각종 규제에 막혀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로 꼽히는 스페이스X 공모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가 지난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수정 증권신고서(S-1)에는 한국 투자자에 대한 주식 제공 방식이 '사모'(Private Placement)로 명시됐다.
스페이스X 투자설명서에는 일본은 물론 스위스,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은 '공모(Public Offering)' 대상 지역으로 명시했지만, 한국은 오직 '사모' 방식으로만 주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한국에서는 스페이스X의 클래스A 보통주가 자본시장법에 따라 공모주로 등록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등록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 IPO 인수단에 참가한 미래에셋증권(006800)은 배정받는 공모주 물량 대부분을 기관투자자와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사모 형태로 판매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약 50억 달러(약 7조 5000억 원) 규모의 공모 물량을 신청한 상태다.
당초 미래에셋증권은 일반 투자자들도 스페이스X 공모 청약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국내 공모주 관련 규정과 미국 IPO 제도가 달라 현실화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에서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해외 기업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려면 발행사가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별도의 공모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스페이스X 상장 일정이 촉박한 데다 관련 제도적 선례도 없어 사실상 추진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본에서는 개인투자자에게 스페이스X 공모 청약 기회를 열었다. 한국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같은 일본의 개인저축계좌(NISA)를 통해 절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미즈호증권, 라쿠텐증권, SBI증권 등을 통해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청약에 당첨되면 상장 전 공모가로 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 일본 역사상 최초로 미국 주식 공모주를 NISA 계좌에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라쿠텐증권은 환전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일본 엔화로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스페이스X라는 세기의 IPO를 둘러싸고 일본 개인 투자자들은 공모가 투자 기회를 얻지만, 한국은 기관과 일부 전문투자자 중심으로 투자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 기회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관련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스페이스X는 4일 기관투자자 대상 글로벌 로드쇼를 진행한 뒤 국가별 배정 물량을 확정한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12일이다. 스페이스X 목표 시가총액은 1조 7500억 달러(약 2500조 원)로 역대 최대 규모 IPO가 될 가능성이 크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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