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100조 시대에도 힘 빠진 증권株…지금 사도 될까
최근 한달 증권 지수 9%대 하락…코스피 대비 22%p↓
반도체 쏠림·선반영 부담에 약세…"하반기 반등 기대"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증시 활황과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고공행진하던 증권주가 최근 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 쏠림과 실적 기대 선반영 부담이 겹치면서 주가는 시장 수익률을 크게 밑돌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4월 30일~6월 2일) KRX 증권 지수는 9.2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31.54%를 22.27%포인트(p) 밑도는 성과다.
이전까지 증권주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KRX 증권 지수는 107.56% 오르며 반도체 지수(115.60%)에 이어 KRX 업종지수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1~3월에도 59.82% 상승해 반도체 지수 상승률(40.65%)을 웃돌았다.
그러나 4월부터 상승 탄력이 둔화하기 시작했고, 5월 이후 뚜렷하게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그간 증권업종 강세를 이끈 핵심 요인은 증시 활황이었다.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 거래대금이 늘고, 이는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과 신용거래 이자수익 증가를 부른다. 여기에 증권사가 보유한 주식·채권·파생상품 등 자산의 트레이딩 및 운용 손익이 개선될 가능성도 커진다.
2025년 한 해 코스피는 75.63% 상승했고, 연말 일평균 거래대금도 연초 대비 50% 이상 늘었다. 올해 들어선 코스피 상승세에 속도가 붙으며 5개월 만에 101.13% 급등했고,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도 지난달 106조 2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들어선 거래대금 증가가 곧바로 증권주 수급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거래는 활발했으나, 시장의 관심과 자금이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며 타 업종으로 온기가 확산하지 못한 탓이다. 일평균 거래대금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는 수준이다.
증권주가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큰 폭으로 상승하며 실적 개선 기대를 선반영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업황 자체는 여전히 양호하지만, 주가가 먼저 오른 만큼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단순한 거래대금 증가 이상의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다.
2분기 실적을 둘러싼 변수도 남아 있다.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채권운용수익 부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리가 오르면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 가격이 하락해 평가손실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업종에 대한 중장기 전망이 꺾인 것은 아니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와 상장지수펀드(ETF) 성장에 따른 자산관리(WM)·트레이딩 실적 개선이 동시에 기대되는 국면"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디지털자산 시장 개화에 따른 신규 수익원 확보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반도체 쏠림이 완화되면 그간 소외됐던 증권주에 다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반도체 이익증가율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쏠림 현상은 완화될 것"이라며 "타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높아진 지수 레벨에 따른 이익증가 효과가 확실한 증권 업종의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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