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안 나면 수수료 없다"…키움, 퇴직연금 진출 '파격 승부수'
인출 단계에서 여러 연금 계좌 통합해 절세 지원
1년간 운용·자산관리 수수료 면제…IRP는 수익률 연동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키움증권(039490)이 국내 47번째 퇴직연금 사업자로 시장에 진출하며 "10년 내 5위권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다. 온라인 플랫폼 강점을 앞세워 기존 대면 영업 중심의 퇴직연금 시장 판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업계 최초 '수익률 연동형 수수료'와 1년간 수수료 전면 면제 정책까지 내놓으며 공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키움증권은 28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6월 1일 퇴직연금 사업을 공식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퇴직연금은 길게는 30년 이상 이어지는 장기 투자"라며 "그 긴 시간 속에서 비용 차이는 결국 고객 자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키움증권은 고객의 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서비스 구조를 설계했다"며 "고객이 성공해야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는 원칙을 수수료 체계에 담았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은 이번 퇴직연금 사업의 핵심 키워드로 '혁신·유일·선도'를 제시했다.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기존 주식 거래 환경을 퇴직연금 플랫폼에 그대로 적용한 점이다.
기존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매하려면 별도 계좌로 자금을 이체하거나 실시간 체결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키움증권은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직관적인 매매 환경을 퇴직연금에 그대로 적용했다.
표영대 키움증권 연금플랫폼본부장은 "키움증권 퇴직연금 고객은 기존 주식 거래와 동일한 환경에서 ETF를 거래할 수 있다"며 "현재 키움증권이 제공하는 주식 매매 기능 대부분을 퇴직연금 고객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연금 투자 과정 전반을 '절세 중심'으로 설계한 점도 특징이다. 적립 단계에서는 자동투자·적립식 투자·배당 재투자 기능 등을 통해 장기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고, 인출 단계에서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계좌를 통합 관리해 세금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표 본부장은 "적립 단계에서는 연금 자산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인출 단계에서는 여러 연금 계좌를 통합해 최대한 절세하면서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통합 인출 설루션 역시 업계 최초 서비스"라고 말했다.
수수료 정책도 파격적이다. 키움증권은 퇴직연금(DB·DC·IRP) 전 상품에 대해 가입 후 1년간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를 전면 면제한다. 특히 개인형퇴직연금(IRP)에는 업계 최초로 '수익률 연동형 수수료'를 도입했다. 고객 수익률이 회사가 제시한 기준에 미달할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는 구조다. 금융감독원 승인도 이미 완료했다.
이승진 키움증권 연금전략팀장은 "기본 수수료는 있지만 고객 수익률이 기준 수준에 미달하면 수수료를 면제할 계획"이라며 "고객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상품 라인업도 업계 최고 수준을 목표로 구축했다. 원리금보장 상품은 기존 사업자들 수준 이상의 협약을 완료했고, 실적배당 상품은 퇴직연금 전용 펀드와 인기 ETF 중심으로 구성했다. 다른 사업자에서 거래 가능한 ETF 상품 대부분을 제공할 계획이다.
외화 상품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키움증권은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을 시작으로 외화채권과 외화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송수열 키움증권 연금컨설팅팀장은 "퇴직연금 감독 규정상 외화 상품도 투자 가능 자산에 포함된다"며 "법인은 물론 개인 고객들도 외화 RP 관련 문의가 많아 우선 외화 RP 상품부터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만큼 영업 조직도 새롭게 꾸렸다. 키움증권은 기존 기업금융·구조화금융 조직과 연계해 비대면 중심의 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 법인 영업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표 본부장은 "다른 사업자들이 오프라인 지점망 확대를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다면 키움증권은 비대면 온라인 중심으로 시장 변화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법인 영업 역시 기존 대면 프로세스를 온라인 기반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올해는 적립금 확대보다 사업 안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 10%, 업계 5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표 본부장은 "퇴직연금 시장은 과거와 달리 투자 중심·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지금이 키움증권이 진입하기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고 자신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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