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공시 기업, 수익률 45%p 더 높았다…"단계적 의무화 필요"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2주년…거래소 세미나 개최
국민연금 "불성실 기업에 반대 의결권 행사 기준 마련해야"

27일 한국거래소 기업가치 제고 우수기업 시상 후 기념촬영. (앞줄 왼쪽부터)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 이억원 금융위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오기형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장, 정준혁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거래소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공시 기업이 미공시 기업 대비 누적 수익률이 45%포인트(p)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기업들의 자율 공시로 운영되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콘퍼런스 홀에서 열린 '2026 기업가치 제고 시상식 및 세미나'에서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경과 및 향후 계획, 공시 참여 확대 방안 등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이 주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투자자에게 자율적으로 공시하는 제도다. 참여 기업에는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지난 21일 기준 코스피 345사(86.8%), 코스닥 388사(29.8%) 등 733사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난해 자사주 취득(20조 1000억 원) 및 소각(21조 4000억 원)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현금배당금액도 50조 9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이 확산하는 추세다.

이날 발표를 진행한 김정영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거래소는 코스닥 기업과 중소성장기업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밸류업지수 정기 변경을 통해 지수의 대표성과 신뢰성을 높이거나,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 리스트를 공표하는 등 네이밍 앤 셰이밍 정책을 도입해 기업 가치 제고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밸류업 공시 기업이 미공시 기업 대비 주식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밸류업 공시 기업과 유사도가 높은 미공시 기업을 매칭해 구성한 포트폴리오를 비교한 결과, 공시기업 포트폴리오의 누적 수익률이 미공시 포트폴리오 대비 45.3%포인트(p) 높았다고 발표했다. 밸류업 공시가 시작된 지난 2024년 5월 28일을 기준값(=100)으로 설정하고 올해 2월까지 누적수익률을 비교했다.

또 PBR이 낮은 기업의 경우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중심으로 긍정적인 재평가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박 실장은 밸류업 공시 참여 확대를 위해 △고배당 기업의 공시 내실 충실화 △특례상장 기업의 밸류업 공시 확대 △저PBR 기업에 대한 네이밍 앤 셰이밍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연계 공시 강화 등을 제안했다.

특히 단계적으로 밸류업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자율공시로는 표준화, 참여 확대에 한계가 있고 공시 필요성이 높은 저PBR 기업보다 대형 우량 기업 중심으로 참여가 집중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박 실장은 "다만 의무화에는 기업의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우선 저PBR 기업이나 대형 기업을 중심으로 하고, 부담을 완화하거나 형식적 공시에 그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보완적인 병행 방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가 밸류업 공시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돈을 벌지 못하면서 자본을 쌓아두는 기업은 결국 가치를 파괴하는 만큼 주주들에게 명확한 자본 활용 계획을 밝히고 소통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를 어느 정도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은 "국민연금 외 다른 기관투자자도 적극적으로 인게이지먼트(주주 관여)를 해야 한다"며 "어 "불성실 공시하거나 이행이 미흡한 기업에 대해서는 재무제표 승인 거부나 이사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등 기준을 마련해 연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