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천피' 적중한 KB증권…이번엔 "국채금리 심상치 않다" 경고
80년대 코스피 그래프와 일치…"120년 3번의 '버블 붕괴' 금리가 촉발"
美 국채 10년물 4.6% 돌파…하락 베팅 '대차잔고' 227조 사상 최고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최근 우리 증시에 나타난 강력한 대세 상승장이 1980년대 코스피 그래프와 일치한다는 점을 짚어낸 KB증권 시황 분석 보고서가 주목받고 있다. '3저 호황'과 비교한 그래프를 기반으로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과 조정 시기를 정확히 예측해 내고 있어서다.
KB증권은 최근 '조정 시 매수'를 외쳐 투자자의 불안을 잠재우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국채금리 상승'에 대해서는 경고음을 내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코스피 상승장을 1980년대 후반의 '3저 호황' 강세장과 견주어 올해 7000포인트(p)를 넘어설 것을 전망해 왔다. 올해 들어서는 '3저 호황'보다 더 빠르고 강한 장세가 진행되고 있어 연내 1만 500p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연초에 제시한 '상고하저' 분기별 시나리오도 시장 추이와 맞아떨어지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가 가장 강하고, 2분기에 조정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또 3분기는 상승장, 4분기에는 조정장이 올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3월 미·이란 전쟁이 촉발한 조정장에도 이은택 KB증권 자산배분전략 이사는 "3저 호황기에도 마이너스(-)18% 수준의 거친 조정이 있었고, 이후 반기 동안 80%에 달하는 상승세로 복귀했다"며 비관론을 경계했다. 실제 3월 말 기록한 저점 대비 코스피 지수는 60% 가까이 반등했다.
5월 들어 증시는 KB증권이 예고한 '버블 후반기'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이고 있다. 최근 코스피는 조선, 자동차, 전력, 방산·우주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이른바 '슬로우 스타터'(Slow Starter) 업종들이 온기를 나누어 갖던 단계에서 다시 인공지능(AI) 산업(반도체·전력·우주 등)으로 주도주의 폭이 급격히 좁아지는 '시장 축소'(Narrowing)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 이사는 "이는 1929년 신기술 소비재, 1971년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 1999년 닷컴 버블 말기와 동일한 현상으로 역사적으로 반복된 슈퍼버블의 마지막 특징"이라며 "개인 자금이 대량 유입돼 주도주로 쏠리고, 기관투자자 역시 혼자 소외되기보단 실적이 우량한 주도주와 함께 절벽으로 떨어지는 것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이제 KB증권은 '국채금리' 화두를 꺼내 들었다.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4.6%, 5.1%대를 기록하고, 국내 채권 대차거래 잔고가 227조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대차거래는 채권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채권을 미리 빌려서 팔고, 나중에 싸게 되갚아 이익을 얻는 방식이다. 잔고가 늘어날수록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채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쉽게 말해 "정부가 돈을 빌릴 때 줘야 하는 이자가 비싸졌다"는 의미로 돈 가치가 귀해지는 긴축 시그널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120년 동안 3번의 증시 '버블 붕괴'는 모두 금리 상승이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금리가 오르면 '실적은 좋다'는 외침도 소용없다"며 "금리상승은 실물시장도 타격하며 'AI 투자'마저 먹어 치울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금리 상승'이 다시 안정될 수 있는지, 아니면 되돌릴 수 없는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1999년 닷컴 버블 당시에도 6월 첫 긴축기에는 단기 조정 후 나스닥이 오히려 2배 폭등했고, 2000년 이후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버블이 무너진 바 있다.
이 이사는 "금리상승의 주원인은 유가 불안"이라면서 "유가가 임계점(120달러)을 돌파하고 증시가 발작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만약 트럼프의 타코로 지표가 다시 안정되면 "최악의 상황에서 투자 기회가 생기는 어려운 일들을 투자자들이 또다시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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