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천피' 6兆 순매수한 외인 믿을까…펀더멘털 연속성 '변수 주목'
2·3월 56조 투매 후 4월 ETF 유입…이달 역대급 순매수
"선호도 높아진 韓 증시, 통합계좌로 저변 확대 기대"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5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으로 빠르게 유턴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셀(Sell) 코리아' 흐름이 정점을 지나며 국내 증시가 국면을 전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 주식 6조 1335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틀간 각각 3조 원 안팎의 '역대급'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은 각각 5조 4249억 원, 2954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급등한 국면에서도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 주식을 7조 1466억 원어치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지난 2월 21조 731억 원, 3월 35조 8806억 원어치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매도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달 들어선 해외에 상장된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이를 두고 최근 이탈이 펀더멘털 악화된 글로벌 연기금·국부펀드 등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었을 뿐, 글로벌 패시브 자금 차원에서는 한국 증시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MSCI 한국지수를 추종하는 EWY ETF에는 지난 4월 4억10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연초 이후 누적 순유입 규모는 68억 30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순유입액(19억7000만달러)의 3.5배에 달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 등을 편입한 D램 ETF에도 4월 한 달간 24억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여기에 5월 들어 코스피 시장에 나타난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수세가 본격적인 '바이 코리아'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자산 배분 관점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모습"이라며 "주도주인 반도체의 실적 모멘텀이 외국인 패시브 자금에 매수 유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3월 마지막 주 이후 매수로 전환됐고, 미국과 유럽에 상장된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ETF로는 4월부터 자금이 유입 중"이라며 "달러·원 환율 변동성 완화 가능성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추가적 순매수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통합 계좌 서비스도 추가 자금 유입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외국인 개인투자자는 국내 증권사에 별도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해외 금융투자업자 명의 계좌를 통해 국내 주식을 일괄 매매·결제할 수 있게 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거래 비중은 20%대 초반으로 주요 아시아 시장 대비 낮은 수준이다. 일본은 2017~2025년 기준 외국인 거래 비중이 평균 68%에 달하며, 대만은 2025년 기준으로 35%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중심으로 견조한 이익 성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IBKR과 같은 글로벌 온라인 브로커리지 플랫폼을 통해 해외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자 저변 확대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유입 확대가 코스피 추가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고점 부담이 거론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신고가를 이끌었다. 두 종목은 외국인 유입과 함께 이틀 만에 22.44%, 24.67%(최고가 기준) 급등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 이후 코스피 평균 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D+5일 +3.0%, D+10일 +3.3%, D+20일 +5.8%로 집계되는 등 지수 모멘텀이 연장됐다"며 "향후 외국인 순매수 연속성은 전쟁 불확실성 완화, 이익, 밸류에이션 등 펀더멘털 변화에 달렸다"고 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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