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층 사람 있어요" 삼성전자 '그때'…요즘 '30만전자' 보고서 믿어도 될까
증권사, 2021년 12만 전자 보고서 내놔…그해 1월 '9만전자' 찍고 5년 넘게 '고전'
2026년 4월, 과거와 달리 글로벌 IB도 긍정 전망…"내년엔 631조 번다"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한 때 '10만전자'를 꿈꾸던 삼성전자(005930)가 이제 '30만전자' 고지를 향해 가고 있다. 불과 수개월 만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커졌지만 한편에서는 과거와 같은 급등 뒤 긴 조정이 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22만 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23일 기록한 신고가와 같은 기록이다.
지금의 분위기는 5년 전 '10만전자' 신드롬을 떠올리게 한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충격으로 2020년 3월 4만 원대까지 밀렸지만 이후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를 타고 10개월 만에 9만 원대까지 올라섰다.
당시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10만~12만 원대로 높여 잡았다. 2021년 1월 12일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12만 원으로 제시하면서 "과거의 역사적 평가가치(밸류에이션) 상단에 집착할 필요가 없고, 방향성에 집중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2021년 1월 11일 장중 9만 6800원을 찍은 후 5년 넘게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미국 긴축 전환, 외국인 매도, 메모리 업황 둔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친 탓이다.
당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96층에 사람 있어요"라는 말이 유행했다. 9만 6000원에 매수해 고점에 물렸다는 표현이었다. "다시는 삼성전자에 속지 않겠다"는 자조적 목소리도 가득했다.
이번 랠리 역시 단기간 급등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닮았다. 오히려 상승 속도는 더 가파르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8개월 만에 주가는 3배 가까이 급등하며 주당 22만 원을 넘어섰다.
증권업계는 '30만전자'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57조원을 저점으로 올 4분기 107조원까지 가속 성장 구간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목표가 36만 원을 제시했다.
과거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가 10개월 만에 끝났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고점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SK하이닉스(000660)에 투자의견 '중립' 리포트가 올해 처음으로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같은 재료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로도 볼 수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추론 인공지능(AI) 사이클이 후반부에 진입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HBM4 매출 비중 확대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과거와 지금을 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2021년 삼성전자 조정장은 기대가 너무 앞섰지만 실적 지속성이 약했던 사례로 평가된다. 반면 지금은 실적 자체는 강하지만, 그 실적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가 핵심 변수다.
글로벌 투자은행(IB)도 앞다퉈 '매수' 보고서를 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631조 원으로 대폭 상향했는데 이는 국내외 모든 증권사를 통틀어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전망치다.
모건스탠리는 2024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겨울이 온다'(Winter is coming)는 보고서를 내면서 삼성전자의 주가 급락을 유발한 곳이다. 삼성전자에 가장 큰 비관론자였던 모건스탠리가 이제 낙관론자로 변했다.
중국 화타이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커버리지를 개시하고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로 35만 6000원을 제시했다. 중국 본토 증권사가 한국 개별 상장사를 대상으로 '커버리지'에 나선 건 처음이다.
화타이증권은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설계,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는 몇 안 되는 기업이자 스마트 기기와 부품을 생산하는 종합형 기술 기업"이라며 "2026~2027년 메모리와 시스템, 첨단 패키지의 일체화 장점을 살려 HBM4 점유율 상승을 실현하고 규모의 장점으로 디램 가격 인상 시기에서 높은 수익성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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