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 노리는 개미 어디로 움직일까…삼전·닉스 '2배·곱버스' 베팅 열린다
5월 22일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 출시
대형 운용사 유리…곱버스 '틈새시장' 노리는 중소형사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거나 주가의 역방향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다음 달 말 출시된다. 고수익·고위험 상품으로 '한탕'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끌어올 것이란 예상되는 가운데 인지도가 높은 대형 자산운용사와 틈새시장을 노리는 중소형사 중 누가 시장을 선점할 지 주목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한국거래소에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상장예비심사 접수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단일 종목 ETF 도입을 허용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의결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5월 22일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2개 단일 종목에 대해 2배 레버리지·인버스(하락에 베팅)·곱버스(인버스 2배), 단일종목 커버드콜(지수를 추종하는 동시에 옵션 매도로 추가 수익) 등 ETF 상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된다.
가령 삼성전자 주가가 5% 오를 경우 2배 레버리지 투자자는 10%의 수익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인버스 투자자는 5% 손실, 곱버스 투자자는 10%의 손실을 보게 된다. 상승장에서는 2배 레버리지가, 하락장에서는 인버스·곱버스가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금융당국이 예고한 5월 22일부터 일제히 2배 레버리지 등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일반적인 ETF 상장 심사는 한 달 이상 걸리지만, 근거법이 마련된 데다 당국이 제시한 출시일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한국거래소는 이달 말까지 신청서를 접수한 후 특례 상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사들이 이들 ETF 출시에 적극적인 건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에선 단일종목에 대한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등 ETF 상품이 허용되지 않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해당 ETF가 이미 거래되고 있는 해외 시장으로 빠져나가기도 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홍콩에 상장된 'CSOP SK하이닉스 2배' ETF의 경우 지난 17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보관 금액은 9606만 달러(약 1415억 원), 'CSOP 삼성전자 2배' ETF는 6937만 달러(약 1022억 원)에 달한다. 디렉시온 미국 반도체 3배 ETF(SOXL)의 경우 최근 한 달 간 국내 투자자의 매수·매도액이 75억 달러(약 11조 원)로, 테슬라(16억 5000만 달러)·엔비디아(12억 5000만 달러)를 멀찌감치 제치고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다.
업계에선 운용사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상품 위주로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들 기업의 실적 호조로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곱버스는 '증시 활성화'를 목표로 한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반대돼 눈치를 볼 수 있어서다.
결국 운용사마다 출시하는 상품이 비슷할 수밖에 없어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는 점은 고민이다. 대부분의 운용사가 똑같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상품 2개만 내놓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운용사가 상장할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 개수에 대해 '1사 2개'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운용 규모가 크고 인지도가 높은 대형 운용사에 자금이 쏠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 88개의 순자산 총액(21조 8032억 원) 중 75.2%(16조 3949억 원)는 삼성자산운용(KODEX), 19.2%(4조 1711억 원)는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이 95%에 육박하는 상황으로, 똑같은 상품이라면 이들 대형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중소형 운용사들은 차별화를 위해 인버스·곱버스 등 다양한 조합의 상품으로 차별화를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비슷한 상품을 내놔봤자 어차피 대형사에 빼앗길 테니 차라리 이들이 내놓지 않을 곱버스 상품을 출시해 점유율을 가져가는 게 합리적"이라며 "상품 출시가 가능한 종목과 유형을 조합해 최대한 차별화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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