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대장주' 따라 시스템·소부장 '날개'…반도체 밸류체인 '랠리'

DB하이텍 18%, 8인치 공정 파운드리 ASP 상승 기대감
주성엔지니어링 상한가…시설 투자로 매출 확대·태양광 신사업

코스피 지수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6200포인트를 회복한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시황이 나타나고 있다. 2026.4.20 ⓒ 뉴스1 조연우 인턴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반도체 업종의 주가 상승세가 메모리 중심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공정 분야의 기업이 연달아 신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이날 전일 대비 1만 9800원(18.52%) 오른 12만 67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작성했다.

시스템 반도체 전문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DB하이텍은 삼성전자 또는 대만 TSMC와 같이 12인치 웨이퍼 기반 첨단 공정이 아니라 8인치 웨이퍼 기반의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아날로그·로직 반도체 생산에 특화된 기업이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인공지능(AI) 칩은 초미세 공정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DB하이텍의 직접적인 수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삼성전자와 TSMC가 AI 수요에 대응해 8인치 웨이퍼를 활용한 구형 공정 사업 비중을 줄이며 기회가 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용 전력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구형 공정 공급이 줄며 평균판매가격(ASP) 인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8인치 생산량은 전년 대비 -2.4%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DB하이텍은 전력, 가전, 산업·자동차 사이클에 더 민감한 편이기 때문에 업황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공장을 완전 가동하면서 ASP를 꾸준히 인상하고 있다"며 "차세대 전력반도체 공정 개발 및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어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공정 장비 기업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전일 대비 2만 1100원(29.97%) 오른 9만 15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0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웨이퍼에 전기 회로를 그리기 위한 증착 장비를 제조한다. 특히 첨단 반도체에 필수적인 원자층 증착(ALD) 장비 분야에서 원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이 시설 투자를 확대하면서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

나아가 주성엔지니어링은 ALD 기술을 화학기상증착(CVD), 원자층성장(ALG) 기술과 결합해 탠덤 태양전지 장비를 생산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또 다른 증착장비 기업 테스도 이날 전일 대비 2300원(2.61%) 오른 9만 300원으로 장을 마감해 신고가를 작성했다. 테스는 플라스마 화학 기상 증착(PECVD) 기술을 활용해 비정질 탄소막(ACL)을 입히는 장비에 특화돼 있다.

저장장치인 낸드플래시가 고단화할수록 회로를 수직으로 깊게 뚫는 과정에서 패턴이 휘지 않도록 잡아주는 ACL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테스의 장비 수요도 증가세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전망에 관해 "2026~2028년에 걸쳐 진행 예정이었던 증설 프로젝트들이 모두 앞당겨지고 있다" 며 "1분기를 잠시 쉬어갈 뿐, 2분기부터 계단식의 성장을 이어가고, 높아진 기저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가파른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