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투자하려면" 美 공모주 청약 방법 [손엄지의 주식살롱]

美 공모주, 개인 물량 따로 배정하지 않아
스페이스X 담긴 ETF에 투자하는 게 대안

스페이스X 로고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최근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두는 단연 '스페이스X'입니다. 기업가치만 약 8000억 달러(약 1180조 원)에 달하는 항공우주 대표 기업의 연내 상장 소식에 국내 투자자들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공모주 청약은 어떻게 하는 걸까요?

결론적으로 한국의 공모주 청약은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지만 미국은 철저히 자유 경쟁 체제라고 보면 됩니다. 미국 공모주 시장은 돈과 인맥이 중요합니다.

국내 공모주 시장은 개인투자자 보호에 상당히 공을 들입니다. 법적으로 공모 물량의 일정 부분(25% 이상)을 개인에게 반드시 배정해야 하고, 최소 증거금만 넣어도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균등 배정'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돈이 많은 사람만 주식을 싹쓸이하는 이른바 '쩐의 전쟁'을 막고, 소액 투자자가 최소 1주라도 손에 쥘 수 있게 하려는 취지죠.

하지만 미국은 개인 물량을 따로 떼어놓는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모든 배정 권한은 주관사(투자은행)가 쥐고 있고, 이들은 상장 직후 주식을 바로 팔아치울 개인보다는 오랫동안 주식을 보유해 줄 연기금이나 대형 자산운용사 등 '우량 고객'에게 물량을 몰아줍니다. 간혹 개인에게 주식을 배정하더라도 증권사의 극소수 VIP 고객에게만 돌아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스페이스X 역시 미국 현지 개인투자자들조차 공모주 구경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도 일부 증권사가 '미국 공모주 청약 대행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스페이스X를 청약하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이 서비스는 국내 증권사와 계약을 맺은 현지 대행업체가 물량을 확보해 와야 가능한데 스페이스X처럼 전 세계 기관들이 눈독 들이는 '슈퍼 대어'의 물량을 대행업체가 따내기란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공모 물량 중 약 10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를 국내로 들여오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이 들썩이기도 했습니다. 전례 없는 대규모 물량 확보 소식에 금융감독원도 관련 법규를 검토 중이고, 미래에셋 측도 신중한 태도를 보입니다. 다만 설령 이 물량이 들어온다 해도 평범한 개인투자자의 몫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스페이스X를 미리 담고 있거나 상장 후 편입할 상장지수펀드(ETF)를 노리는 것입니다. 미국에 상장된 ETF 중에서는 스페이스X 지분을 비상장 시절부터 담아온 'XOVR'이나 'RONB' 등이 대표적입니다.

국내 상장 ETF 중에서는 '1Q 미국우주항공테크', 'WON 미국우주항공방산', 'KODEX 미국우주항공' 등에 투자하면 직간접적으로 스페이스X에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상장 당일 미국 주식 특유의 변동성과 상·하한가가 없는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무리한 직접 청약보다는 우량한 ETF를 통해 우주선에 탑승하는 것이 훨씬 영리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6월, 스페이스X가 쏘아올릴 우주선에 어떻게 탑승할 건가요?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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