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도 간 큰 개미…美 레버리지 ETF에 10억달러 베팅[서학망원경]

M7 선호하던 서학개미, 3월엔 반도체·한국증시 2·3배 추종 ETF로
美 순매수 절반 줄었지만…투자금 줄여도 레버리지 '공격적 투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지난달 이란 전쟁으로 변동성이 극대화된 가운데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더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는 한 달간 9억 6746만 달러(1조 4604억 원) 이상 순매수가 몰렸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한 달(3월 4일~4월 3일)간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3억 5890만 달러·5416억 원)로 집계됐다.

해당 ETF는 이른바 '속슬'(SOXL)로 불리는 상품으로, 엔비디아·AMD·브로드·마이크론·TSMC 등 종목으로 구성된 ICE반도체지수(ICE Semiconductor Index) 움직임을 정방향 3배로 추종한다.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 3배를 추종하는 ‘DIREXION SHARES ETF TRUST DAILY MSCI SOUTH KOREA BULL’(KORU) ETF도 1억 6244만 달러(2452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는 전쟁 이후 낙폭을 최대 19%대까지 확대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나스닥100 지수를 각각 3배, 2배로 추종하는 TQQQ와 QLD에도 각각 3억 3466만 달러(5053억 원), 1억 1146만 달러(1683억 원) 규모의 순매수가 몰렸다. 나스닥100 지수 역시 전쟁 이후 낙폭이 8%대까지 확대된 바 있다.

투자자들은 이들 4개 종목에서만 9억 6746만 달러(1조 460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나스닥100과 한국 증시 등 반도체·기술주 비중이 높은 시장에 투자하는 고배율 ETF로, 지난달 이란 전쟁 여파와 터보퀀트 발표로 관련 종목 변동성이 확대되자 저가 매수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주 개별 종목에 치우쳤던 순매수 지형도도 크게 달라졌다.

이란 전쟁 직전 한 달간 순매수 상위 종목은 샌디스크·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AMD 등 매그니피센트7(M7)과 대형 기술주 개별 종목이 차지했지만, 전쟁 이후에는 한국 증시·반도체 등 변동성이 큰 자산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했다.

최근 해외 투자자 매수세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남은 자금이 고배율 상품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월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16억 9151만 달러로 전월(34억 4907만 달러)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신술위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지난 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레버리지 ETF 등 위험자산 중심의 공격적 투자 성향이 강화됐다"며 "리스크 완충을 위한 확정수익형 자산 비중은 확대됐고, 빅테크 선호는 큰 폭으로 감소됐다"고 진단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