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후 고난의 5주…외국 40조 팔고 개미 35조 샀다

미-이란 전쟁 후 코스피 13.9% 하락…日·대만보다 낙폭 커
외인, 4월 들어 '사자' 전환…"코스피 역사적 저점 수준"

2일 코스피는 전일 종가와 비교해 244.65포인트(p)(4.47%) 하락한 5234.0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59.84포인트(p)(5.36%) 하락한 1056.34로 마감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5주간 국내 증시는 그야말로 '역대급' 수급 공방전이 벌어졌다. 개인 투자자가 사상 최대 규모의 매수세로 지수를 방어하려 애썼지만 40조 원 넘게 쏟아낸 외국인의 이탈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4월 들어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돌아선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역사적 저점 구간에 진입했다"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된 2월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코스피 시장(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합산 기준)에서 개인은 34조 6000억 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40조 2000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기준으로는 개인 순매수와 외인 순매도 모두 2월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쟁 리스크에 휘말린 5주간 코스피는 13.9% 급락했다. 전쟁 당사국인 미국의 나스닥 지수(-3.5%)는 물론 일본 니케이225 지수(-9.7%), 한국과 산업 구조가 비슷한 대만 가권지수(-8.0%)와 비교해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코스피지수가 가파르게 오른 만큼 낙폭도 컸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믿었던 SK하닉, 5주간 17% 하락…외인은 '익절'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반도체에 집중됐다. 지난 2월 28일부터 3일까지 국내 투자자는 SK하이닉스(000660)를 8조 4251억 원어치나 사들였지만 해당 기간 주가는 17.4% 하락했다. 2조 5194억 원 사모은 삼성전자(005930) 역시 14% 하락했다.

해당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8조 6478억원, 9조 6933억 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이 지난해만 125.4%, 274.4% 올랐다는 점에서 외국인은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로 뛴 환율도 외국인 차익실현 심리를 자극했다. 지난달 31일 달러·원 환율은 1530.1원에 주간거래를 마치며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 12거래일 만에 순매수…'저평가' 매력 높아져

다행히 4월 들어 외국인은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지난 3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936억 원(거래소+넥스트레이드)을 순매수했다. 12거래일 만의 순매수세다. 4월 누적 순매수세는 903억원을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006년 이후 하위 1% 수준인 '역사적 하단'에 근접했다고 보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20년간 PER 하위 5% 이하로 떨어졌던 '딥 밸류' (Deep Value)구간에서 외국인이 장기 순매도로 전환한 사례는 단 한 차례였고, (대부분) 순매수로 전환했다"며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2006년 이후 하위 1% 수준의 역사적 하단 구간에 근접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책 측면에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은 지난 3일 보고서를 통해 "3월 한국 시장은 2월 급등 후 과매수 해소, 중동 리스크, 외국인 대규모 매도가 겹치면서 아시아 최대 낙폭을 기록했지만 주당순이익(EPS)은 계속 상향되고 PER은 6.6배까지 떨어져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 수준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