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하락장에 '개미' 변심…ETF 줄이고 삼전닉스 집중 매수

ETF 순매수 1월 15조, 2월 10조 → 3월 7조
주식 순매수 3월 31조 역대 최대…삼전닉스가 70%

코스피 지수가 장중 한때 5100선 밑으로 내려간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달러·원 환율, 코스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나오고 있다. 한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022년 7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2026.3.31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이달 들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극심한 변동 국면에서 지수가 폭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 순매수 규모를 연초 대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하락 폭이 크지만, 실적이 탄탄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주를 집중해서 매수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30일 기준) 개인의 ETF 순매수 금액은 7조 37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 14조 9765억 원, 2월 9조 8657억 원과 비교해 각각 50.7%, 25.2% 감소한 수치다. 특히 2월은 설 연휴로 거래일이 17일에 불과했다.

반면 개인의 주식 매수는 완전히 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상장지수증권(ETF, ETN 등)을 제외한 개인의 주식 순매수 금액은 지난 1월 -402억 원이었고, 2월에는 4조 35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3월에는 31조 1290억 원으로 월간 순매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ETF에 몰리던 개인의 자금 유입이 주식 시장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연간으로도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6조 3675억 원을 순매도하고, ETF 시장에서는 무려 35조 2125억 원을 순매수했다.

증시가 활황인 상황에서 등락이 제각각인 개별 종목을 매수하기보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적극적으로 매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달 들어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로 코스피와 코스닥의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추세가 반전됐다.

코스피는 3월 한 달간 6244.13에서 5277.30으로 966.83p(15.48%), 코스닥은 같은 기간 1192.78에서 1107.05로 85.73p(7.19%) 하락했다.

급격한 하락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낙폭이 크지만 펀더멘탈이 뒷받침하고 있어 반등이 예상되는 대형주 위주로 매수에 나섰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슈퍼 사이클에 진입해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이다.

3월 한 달간 삼성전자는 21만 6500원에서 17만6300원으로 18.57% 떨어졌고, SK하이닉스는 106만1000원에서 87만3000원으로 17.72% 하락했다.

개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를 15조 2817억 원, SK하이닉스를 6조 3324억 원 순매수했다. 이는 개인 전체 순매수 금액의 69.4%에 달한다.

개인이 이달 매수한 ETF도 대형 반도체주를 담은 상품이 강세를 보였다. ETF체크에 따르면 'TIGER 반도체 톱 10'(4910억 원, 3위), 'TIGER 반도체 톱 10 레버리지'(3803억 원, 7위), 'KODEX 반도체레버리지'(2477억 원, 9위) 등이 개인 월간 순매수 상위에 자리했다.

다만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구글의 메모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터보퀀트' 개발로 반도체 업계가 충격을 받은 점은 불안 요소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구글)와 KVTC(엔비디아) 기술 적용이 서버 D램과 eSSD 수요 전망에는 부정적이지만, 고대역폭(HBM) 수요에는 긍정적"이라며 "HBM4의 기술 경쟁력 우위를 점한 삼성전자에는 점유율 확대의 기회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에도 2분기 메모리 반도체 주문은 오히려 더 강화되며 기존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이는 AI 메모리 수요가 중동 전쟁과 같은 외부 변수에도 흔들림 없는 구조적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목표주가 170만 원을 유지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