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후 금값 15% 급락…인플레 우려에 개인 투자금 '썰물'
안전자산 옛말…은값도 25% 떨어져
고금리·개인 차익실현…"전고점 상회 어려울 수도"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가격이 상승한 금값이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쟁 여파로 인한 금리 상승 전망과 귀금속 시장에 유입된 개인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 등이 맞물려 조정 국면이 됐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제 금 시세는 온스당 4399.51달러로, 중동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5193.39달러)과 비교해 15% 하락했다.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69.74달러로, 같은 기간 25% 급락했다.
최근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금·은 가격이 급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나 배당이 나오지 않는 귀금속은 투자 매력이 떨어져 가격이 하락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금과 은 가격이 기록적으로 오른 만큼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조정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3월 27일 가격과 비교하면 1년 간 금값은 44.1%, 은값도 99.8% 오르면서 과열 구간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다만 고금리 우려 및 차익 실현을 고려하더라도, 최근 단기간의 급격한 하락폭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및 선물시장을 통해 개인 투자금이 시장에 급격히 몰렸는데, 금 가격이 하락하자 이런 시장 변동성에 민감한 개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월 이후 기관 투자자들은 금 포지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거나 익스포저를 줄였지만, 소매 투자자들은 금 매입을 가파르게 늘려 올해 2월까지 누적 730억 달러의 금을 사 모았다"며 "금 가격이 하락한 근본적인 이유는 투자자들의 성격이 달라진 데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전쟁 상황에 따라 금·은 시장의 변동성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금 매입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기에 중장기적으로 상승하겠지만, 당장은 중동 전쟁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져 금값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미국-이란 협상 합의가 이뤄지면 반등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일각에선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취임 등 연준의 리더십 교체, 최근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귀금속 시장 리스크 책정 방식이 고정액에서 비율제로 바뀐 점 등을 고려하면 금 가격이 전고점을 넘어서는 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케빈 워시는 정책금리 인하와 대차대조표 축소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방만한 통화 팽창 조치가 없다면 금을 통한 헤지 수요 역시 이전과 같을 수 없다"며 "CME의 증거금 산정방식도 명목가치 상승에서 담보금 자동 증가로 바뀐 상황에서 전고점 상회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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