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변동성에 커지는 '반대매매' 공포…일평균 275억 전월比 2배

1월 102억→2월 135억 이어 3월 두 배로…비중 2.1% ↑
사이드카 예삿일 된 시장…33조 빚투에 청산 우려 커져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흐린 날씨 속 여의도 증권가. 2021.1.26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이란 사태 여파로 이달 들어 반대매매(강제청산) 규모가 전월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33조 원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 중인 가운데, 중동발 변동장세와 반대매매가 맞물리며 증시 낙폭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이달 일평균 275억 원으로 집계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1월 일평균 102억 원 수준에서 2월 135억 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이달 들어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란 사태 직후인 지난 3~4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8.43%, 17.96% 급락하면서 5일에는 777억 원 규모가 강제 청산됐고, 6일에도 824억 원 규모의 반대매매가 이어졌다. 이는 지난 2023년 7월 이차전지 테마 급락과 10월 SG증권 사태, 영풍제지 주가조작 폭락 이후 최대 수준이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이달 일평균 2.1%를 기록해 1월(0.98%), 2월(1.0%)과 비교해 크게 높아졌다. 반대매매 금액이 급증했던 지난 5일과 6일에는 각각 6.5%, 3.8%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반대매매 규모와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은 이달 초 발생한 이란 사태 영향이 컸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됐고,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 4회, 매수 사이드카 3회가 발동됐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하면 신용거래 투자자의 담보비율이 빠르게 낮아지고, 추가 증거금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특히 신용거래 규모가 큰 상황에서 하락장이 발생하며 피해가 확대됐다. 상승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신용융자와 미수거래를 통해 레버리지를 크게 늘린 상태에서 시장이 급락하자 담보비율이 한꺼번에 무너지며 반대매매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지난 23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는 33조 348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5일 33조 6945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33조 원대의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불어난 빚투에 급락장이 겹치면서 지수를 추가로 끌어내리는 이른바 '빚 폭탄' 우려도 제기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란 사태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증시가 또 급락해 반대매매가 쏟아지면, 낙폭을 더 키우는 악순환을 부를 수 있다"며 "급락 속도가 빠르고 폭도 커 대응을 놓치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감독원도 국내 신용융자 이용자의 반대매매에 대해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금감원은 SMS·알림톡 등 고객이 지정한 반대매매 사전 안내 방법과 증권사별 신용융자 이자율 부과 방식을 확인하고, 반대매매 시 예상보다 많은 수량이 매도될 수 있는 점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