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간 증권맨들 '1만피 시대' 언급…자본시장 선진화 판 깔았다
중복상장 금지·코스닥 승강제…각종 개혁방안 내놔
'매수 사이드카' 발동도…보완조치 마련은 숙제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우리 증시에서 고착화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정부가 강도 높은 수술에 나섰다. 주주 가치를 희석하는 중복상장을 금지하고, 코스닥을 1·2부 승강제로 운영하는 등 그동안 시장에서 투자 활성화를 위해 거론됐던 방안들이 다수 제시됐다.
단순한 증시 부양이 아니라 우리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시장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18일)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증권시장 선진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과 의지를 밝힌 이후 시장에 즉각적인 반응이 나왔다.
개혁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날 간담회 도중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는 '1만피'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우선 정부는 '중복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중복 상장은 모회사의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고, 기존 주주 가치를 희석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엄격한 심사를 통해 필요성이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허용할 수 있지만, 모회사 주주들이 부정적으로 판단하면 중복 상장을 추진할 수 없다.
특히 주가 조작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선 강력한 처벌 의지를 밝혔다.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합동대응단의 인력과 권한을 확대하고, 신고 포상금도 대폭 강화한다. 이 대통령은 "주가 조작은 패가망신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주가 조작을 하면 조작에 동원된 현금까지 몰수하는 조치를 실제로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스닥 시장을 △성숙한 혁신기업 △성장 중인 스케일 기업 등 1·2부 리그로 나눠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코스닥 승강제'도 도입한다. 프로 스포츠처럼 기업도 승강제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또 1부 리그 최상위 대표기업을 중심으로 지수를 신규 개발해 연계 ETF도 도입한다.
부실·저성과 기업의 신속한 퇴출도 본격 추진한다. 자율적 인수합병(M&A) 활성화를 통해 부실기업을 구조조정하고, 오는 6월까지 상장폐지 집중 관리기간도 운영한다. 특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상장사 리스트를 반기마다 공개한다. 저평가 상태가 지속되는 기업의 자발적인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 밖에도 국내 주식 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하면 실제 대금 정산까지 2영업일이 걸리는 'T+2' 시스템도 개선해 대금 정산일을 하루 단축한다. 이날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027년 10월부터 T+1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주식을 매매하면 대금을 다음날 바로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18일 발표한 자본시장 개혁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간담회가 진행되던 오후 2시 34분에는 코스피 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특히 기관은 이날 3조 1093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외국인도 8802억 원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5.04% 급등한 5925.03에 마감했다.
개혁안이 자리 잡아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질 경우 증시 저평가 국면이 해소돼 코스피 지수가 1만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간담회에서 "코스피 상장사들의 이익이 670조 원가량 예상되는데, 이 정도의 실적 체력에 PBR 3배만 적용해도 1만 포인트가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 제기되는 우려를 보완할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업계에선 '중복상장 금지'에 대해 상장을 준비했다가 막힌 기업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코스닥 승강제'에 대해서도 자금이 1부 리그에만 유입돼 2부 리그 기업들은 지금보다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한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는 이유로 할인되는 일이 수십 년간 계속됐다"며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아니고 '코리아 프리미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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