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과 기업 리스트 공개·상폐 추진…자회사 중복상장 금지(종합)

금융위, '신뢰·주주보호·혁신·시장접근성 제고' 방안 제시
李 대통령 "국민 자산가치 늘려 소비 늘리고 경제도 성장"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3.18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임윤지 기자 = 우리 증시의 체질 개선을 위해 부실·저성과 기업 리스트를 공개하고, 상장된 모회사가 미상장 자회사를 중복 상장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코스닥시장은 2단계로 나눠 승강제를 운영하고 대표기업 중심의 ETF(상장지수펀드)를 도입한다.

정부는 18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가운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개인·기관투자자, 기업 대표, 시장전문가 등 다양한 국민들이 참여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우리 증시의 안정 방안 및 체질개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토론에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 안정을 위한 '4대 체질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 △주주가치가 존중되는 기업문화 조성 △혁신기업 성장사다리 체계 구축 △국내외 자금의 투자환경 개선 등을 통해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시장구조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3.18 ⓒ 뉴스1 이재명 기자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선 주가조작 합동대응단의 인력과 권한을 확대하고, 신고 포상금도 대폭 강화한다. 포상금의 경우 지급 상한을 폐지해 부당이득+몰수금의 최대 30%까지 포상금으로 지급한다. 또 회계 부정 고의 가담자의 과징금 한도를 2배 상향하는 등 회계 부정을 엄단하고, 회계 부정 책임자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취업제한 등)을 적용한다.

불공정거래의 대상이 되기 쉽고 시장 신뢰를 저해하는 부실·저성과 기업의 신속한 퇴출도 본격 추진한다. 오는 6월까지 상장폐지 집중 관리기간을 운영하고, 시장의 자율적 인수합병(M&A) 활성화를 통해 부실기업 등의 시장 내 구조조정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리스트를 반기마다 공개할 방침이다. PBR이 1 이하면 기업의 시가총액이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로 많은 자산을 가지고도 그만큼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주주가치가 존중되는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선 기업의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분할 뿐 아니라 '인수·신설 자회사'도 실질적 지배력이 있으면 중복상장의 유형으로 심사해 예외적인 경우만 허용한다. 자회사의 중복상장 추진 시에는 일반주주 관점에서 영향평가 및 공시 등을 수행하도록 의무를 부과한다.

낮은 주가 방치 등 기업가치 훼손 행위도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신속한 입법 지원을 통해 방지한다. 또 회계장부상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왜곡을 막기 위해 장부가치(원가)와 공정가치의 차이를 주석공시하도록 의무화하고, 기관투자자의 적극적 경영 감시 기능을 유도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도 내실화한다.

'혁신기업 성장사다리 체계 구축'을 위해선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시총 상위 대형 성숙기업) △스탠더드(코스닥 일반 스케일업 기업) △관리군(상장폐지 우려·거래 위험기업 등)으로 나눠 승강제를 운영한다. 특히 프리미엄 분류 내 최상위 대표기업을 중심으로 지수를 신규 개발해 연계 ETF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상장시 지정자문인·외부감사인 수수료 일부를 지원하고, 지방기업 대상 상장 유치 및 이전상장 지원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코스닥의 경우 우선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확대해 혁신기업의 원활한 상장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모험자본 생태계 개선을 통해 상장 전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국민성장펀드도 올해 30조 원 이상 집행하기로 했다.

'국내외 자금의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선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장기투자형·국민체감형 신상품을 조속히 출시해 장기투자 확대 기반을 마련한다. 또 24시간 외환시장 개장, 주식 통합계좌 활성화, 영문공시 확대, 선진 배당절차 확산 등 외환·증권시장 선진화를 지속 추진해 외국인 투자자 유입도 촉진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3.18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 밖에도 금융당국은 이날 간담회에서 중동발 지정학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시장 안정 방안도 내놨다. 우선 '100조 원+a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 중이며, 시장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에 추가 확대 방안도 마련한다. 또 시장 불안을 키우는 교란행위에 대해선 엄정 대응하고, 레버리지 투자 등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관리해 투자자를 보호할 방침이다.

뒤이은 자유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다양한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내부정보 거래 등 시장 불공정 행위에 엄격하게 대응해야 한다, "중복상장, 낮은 주가 방치 등이 해소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관 투자자들은 "장기투자 문화 확산을 통해 안정적 투자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업 측은 △M&A 활성화를 통한 모험자본 생태계 선순환 구축 △코스닥 기업 대상 연기금 투자 확대 필요 등을 건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부실기업 퇴출과 주주가치 보호 중심 제도 개선을 통해 시장 신뢰와 체질 개선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추종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우리가 '코리아 프리미엄'이라고 하는 게 가능해진다"며 "시장을 신속하게 선진화해서 우리 국민들의 자산 가치도 늘리고 선순환을 빚어서 소비도 늘리고 대한민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확장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