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운용, 대원산업에 경고장…집중투표제 배제 '3세 승계' 꼼수 지적
"소수주주 수단 차단해 의도적 신뢰 훼손, 정관변경 반대"
'우호적 행동주의' VIP운용, 최초로 주총에 공개 반대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VIP자산운용은 집중투표제 배제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한 대원산업에 대해 반대의견을 표명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소수주주가 이사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까지 차단했단 지적이다.
VIP운용은 대원산업의 최대 주주 지분율이 63%에 달해, 집중투표제가 제한되면 소수주주가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다고 판단했다. 이에 그간 비공개로 진행했던 주주행동을 이번엔 이례적으로 공개하고, 주주 서한을 통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대원산업 최대 주주 일가의 지분율은 63%에 육박해 경영 분쟁의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 5% 이상을 보유한 기관 투자자도, 당장 집중 투표제를 요구한 소수 주주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관 변경은 이사회에 소수 주주의 이사회 참여를 원천 봉쇄하려는 목적이라는 지적이다.
2025년 상법 개정으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됐는데, 현재 자산총액 2조 원 미만이라는 점을 이용해 정관 통과에 나섰다는 점도 짚었다. VIP운용은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로, 공식적으로 반대한다"고 했다.
김민국 VIP운용 대표는 "대원산업은 넘치는 현금에도 한 자릿수대의 낮은 주주환원율을 유지하고, 터널링 논란이 제기될 우려가 있는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번 정관 변경으로 주주의 신뢰를 의도적으로 훼손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대원산업은 시가총액이 보유 순현금의 60%에 불과한 극단적인 저평가 상태다. 시장에선 이러한 현상의 이면엔 '3세 승계'가 있다고 본다. 수 년간 한 자릿수대 낮은 배당성향을 반복한 데다 소액 주주배제 조치로 주가를 누르고 있단 것이다. 현재 수준 주가를 유지한 상태에서 승계가 이뤄진다면 세금을 472억원 아끼게 될 것으로 VIP운용은 예상했다.
대원산업은 옥천산업, 대진 등 대주주 일가가 소유한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 비중이 높은 만큼 이사회의 면밀한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배구조를 뜯어보면 사실상 오너일가의 회사로, 대주주가 개인회사를 통해 상장사 이익을 외부로 유출하는 '터널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구조란 지적이다.
한편 VIP운용은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대원산업 주주들에게 ‘정관 개정안(제2호 의안)’에 대해 반대 의결권 행사를 권유하는 공시를 했다. 이와 더불어 배당 성향 7%에 불과한 현금배당은 주주가치를 외면한 결정이라 판단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제1호 의안)’에 대해서도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또한 주주가치가 전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원 보수 한도를 증액하는 것 또한 타당하지 않다고 보고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제5호 의안)’ 또한 반대 표결을 권유했다.
우호적인 행동주의를 지향하는 VIP운용이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VIP운용은 이번 주주총회 이후에도 대원산업의 지배구조 개선 여부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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