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반도체가 왜 떨어져…코스피, 亞 대비 급락한 이유는

7.24% 급락 마감…닛케이 1.7배·상해종합 7.5배 하락률
"단기간 급등 가격 부담에 낙폭 커…랠리 본질 안 변해"

이란 전쟁 여파로 코스피 6000선이 붕괴한 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되어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52.22포인트(7..24%) 하락한 5791.91에 장을 마쳤다. 2026.3.3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한국 증시의 낙폭이 유독 두드러졌다. 외부 충격에 더해 단기간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까지 겹치며 조정 압력이 한꺼번에 분출됐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452.22p(7.24%) 하락한 5791.91로 장을 마쳤다. 하락률 기준으로는 지난 2024년 8월 5일(-8.77%)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 코스피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지난 2일 휴장으로 미국·이란 충돌 여파를 하루 만에 반영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본·중국·홍콩 증시가 이틀간 기록한 누적 하락률보다 더 크게 밀렸다.

2~3일 일본 닛케이 지수는 4.3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96%, 홍콩 항셍지수는 3.23% 내렸다. 코스피 낙폭은 이들 지수 대비 최소 1.6배에서 최대 7.5배 이상 컸다.

급락의 표면적 배경은 중동발 전쟁 장기화 우려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지 사흘째인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여기에 이란이 미국·이스라엘 공습에 대응해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거론하자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투자심리도 빠르게 위축됐다.

증권가에서는 외부 변수 외에도 코스피의 단기 과열 부담이 낙폭을 키웠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 75.89% 상승하며 글로벌 증시 상승률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48.17%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전일 반영하지 못한 낙폭과 최근 지수 급등으로 인한 외국인 차익실현 압력이 더해지며 낙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기술적인 과열 정도를 측정하는 코스피 이격도(120일 이동평균선 기준)는 2월 말 종가 기준으로 115%를 웃돌며 닷컴버블 시절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다만 한국 증시의 성장 동력인 반도체 실적 개선 기대가 유효하고, 글로벌 대비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이 정책 모멘텀을 통해 재평가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았단 점에서 이번 조정은 단기적 변동성 확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은 속도 부담에 불편함을 느끼면서 이를 주가 조정으로 덜어내려는 습성이 있다"며 "폭등장에서 단기 조정으로 속도 부담을 덜고 가는 것도 길게 봤을 땐 더 많은 수익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