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속 달러 약세…환율 1440원 초반 등락

美 관세 환급 가능성·경기 둔화 우려에 달러 약세
국내 증시 강세에 따른 외국인 커스터디 매도 기대

코스피가 상승 출발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시황이 표시되어 있다. 2026.2.23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미국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확대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장중 1430원대로 내려왔다. 국내 증시 호조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가 맞물리며 환율 하락 압력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2.1원 내린 1444.5원으로 출발했다. 장중 1440원 아래로 내려가는 등 환율 하락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주말 사이 미국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5% 글로벌 관세 도입을 시사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이미 징수된 관세의 환급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국채 발행 확대 전망 등 미국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부각됐다. 이에 달러는 약세를 보였고 주요 통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130 내린 97.720를 기록했다.

미국 경기 둔화 신호도 달러 약세에 힘을 보탰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연율 1.4%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분기(4.4%)와 시장 예상치(2.8%)를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같은 날 발표된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해 시장 전망치(2.8%)를 웃돌았다. 경기 둔화 우려와 물가 경계감이 동시에 부각되며 달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우리은행 역시 이날 환율이 1440~1449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신규 관세 발표와 중동 지정학적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증시 랠리 연장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외무장관이 오는 26일 미국과의 신속 합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대규모 미 해군 전력이 중동에 집결한 데다 일본 정부가 이란·이스라엘 체류 자국민에 대피 명령을 내리는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다만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중동 리스크가 제한적으로 반영되고 있고, 주식시장 강세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환율 하락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장중 거래 패턴을 보면 오후 늦게 달러·원 하락이 나타났는데 이는 주식시장 외국인 자금 유입을 소화하는 외국계 커스터디(수탁) 매도가 집중된 영향"이라며 "오후 들어 역외 달러 매도가 집중되며 1440원 초반 하회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