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증시]① 리서치센터장 '하락 전망' 0곳…"최대 리스크 美 금리"

"2~4월 눌림 구간 가능성…삼전·닉스, 상반기 상승세 이어질 것"
美 1분기 GDP 4% 넘으면 '긴축 가능성' 견제해야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올해 들어 30% 넘게 오르며 단숨에 50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55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단기 과열 부담과 인공지능(AI) 수익성 논쟁,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커진 탓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설 이후에도 국내 증시가 완만한 우상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통화 완화 기대, 정책 모멘텀, 반도체 실적 개선이 지수 하단을 받치고 있어서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인플레이션 재자극 여부와 금리 경로, 미국 정치 이벤트 등 변수가 늘면서 변동성도 재차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함께 나온다.

18일 <뉴스1>이 국내 11곳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설 이후 증시 흐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추세적 하락 전환'을 전망한 곳은 없었다. 대부분 완만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인 12개월 선행 목표 코스피 7300선 전망을 유지했다. 여전히 이익과 멀티플(가치)이 동반 상승하는 확장 사이클이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변동성은 비트코인 가격 하락, CME 증거금 인상 영향 등 단기 이벤트에 따른 측면이 크다"며 "미국과 국내 신용스프레드는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미국 은행주와 국내 은행주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금융위기 신호로 볼 단계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상반기 '상단'을 결정짓는 변수는 반도체 실적 사이클이다. AI 투자 확대로 HBM 등 메모리 수요 기대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주가의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버블 논쟁이 변동성을 키울 수는 있지만, 과거 반도체 가격 사이클을 감안하면 반도체 가격과 주가의 강세는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6년 코스피 밴드로 4500~5800포인트를 제시하면서 "눌림 구간은 설 전후와 2~4월이 될 것"이라며 "AI 투자 투입 비용과 기대 수익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 이후 랠리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열쇠는 레버리지 발생 환경(금리 인하, 규제 완화)의 개선"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커진다. 이미 시장이 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한 상황에서, 예상보다 강한 경제지표가 나오거나 빅테크의 투자 확대가 물가·금리 경로와 충돌할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상승, 하반기 횡보'를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하와 한국 재정 확대가 맞물리면서 상반기 상승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는 미국 정치 리스크와 달러·원 환율 상승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하락 전환에는 트리거가 필요하다"며 "그 트리거가 '긴축 우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경제 부진을 이유로 금리 인하를 준비 중이지만 설비투자(CAPEX) 규모를 보면 오히려 경기는 과열처럼 보일 수 있다"며 "언젠가는 '정말 금리 인하가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커질 수 있고, 보통 조정은 이런 의심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KB증권은 의심 신호로 '시장이 3번 이상의 금리 인하(최종 3.0%)를 반영한 상태에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 이상으로 나오는 경우'를 제시하며, 봄부터 리스크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월을 지나 빠르면 3월 초, 늦어도 3월 중순 이후 상승 추세가 재개될 수 있다"며 "상반기까지는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인플레이션 영향과 중간선거 이후 정치적 변화, 정책 모멘텀 지속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설 이후 '육천피'의 열쇠는 반도체 실적 모멘텀의 지속성과 금리 경로에 달렸다는 게 센터장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상반기에는 유동성이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질 수 있지만, 하반기에는 물가와 정책, 미국 정치 이벤트가 겹치며 변동성 국면이 재차 열릴 수 있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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