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퇴출' 한 달간 1000원 밑이면 끝…상폐 기준 '7월' 대폭 강화
시가총액 300억 미만 상폐, 2028년 1월→2027년 1월로 앞당겨
6월까지 상폐 집중관리 기간…7월부터 상폐 요건 강화 시행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금융위원회는 부실기업 퇴출을 대폭 강화하는 상장폐지 제도 개편안을 공개했다. 시가총액 기준을 앞당겨 상향하고,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하는 등 퇴출 문턱을 높인다. 일시적인 주가 부양으로 상장폐지를 피하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 관리종목 이후 유지 요건도 대폭 강화한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2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 브리핑에서 "혁신기업의 원활한 상장을 지원하고, 부실기업은 신속·엄정히 퇴출하는 다산다사(多産多死) 시장구조로의 전면적인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시가총액 기준 상향을 조기 시행한다. 올해 1월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은 4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한 차례 강화됐다. 당초 계획은 2027년 1월 200억 원, 2028년 1월 300억 원으로 단계적 상향이었지만, 이를 앞당겨 2026년 7월 200억 원, 2027년 1월 300억 원으로 조정한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유지 요건도 대폭 강화된다. 현재는 30일 연속 시가총액 기준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일 동안 연속 10일 또는 누적 30일 이상 기준을 회복하면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다. 앞으로는 관리종목 지정 후 90일 동안 연속 45일 이상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즉시 상장폐지된다. 단기적인 '주가 띄우기'로 퇴출을 회피하는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주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도 신설된다. 7월 1일부터 주가가 30일 연속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일 동안 45일 연속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된다.
권 부위원장은 "동전주는 낮은 시가총액과 높은 변동성, 주가조작 노출 위험 등의 특성을 갖고 있다"며 "미국 나스닥도 1달러 미만 종목의 상장폐지 요건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액면병합을 통한 우회도 차단한다. 예컨대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인 기업이 액면가를 2000원으로 병합해 주가를 1200원으로 끌어올리더라도, 병합 후 주가가 액면가에 못 미치면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된다.
완전자본잠식 요건도 강화한다. 현재는 사업연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일 경우 즉시 상장폐지 대상이 되는데, 여기에 반기 기준을 추가한다.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의 경우 추가 심사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공시 위반에 따른 상장폐지 요건도 강화한다. 최근 1년간 공시벌점 누적 기준을 기존 15점에서 10점으로 낮추고, 중대하고 고의적인 공시 위반은 단 한 차례라도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한다.
이 같은 4대 요건 강화는 코스닥뿐 아니라 코스피 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규정개정 등 후속조치가 필요한 절차 효율화는 4월 1일부터, 4대 요건 강화는 7월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상장폐지 심사 절차는 효율화한다. 코스닥 실질심사 시 기업에 부여 가능한 최대 개선기간은 지난해 2년에서 1년 6개월로 축소된 데 이어, 올해는 1년으로 추가 단축된다.
권 부위원장은 "상장폐지 가처분 소송이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법원과의 협의도 병행한다"며 "가처분 소송시 거래소가 패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사건 증가시 소송기간이 길어지고 최종 퇴출이 지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와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집중관리단을 구성해 이날부터 즉시 가동한다. 기존 3개 상장폐지 심사팀에 1개 팀을 추가해 총 4개 팀, 20명 규모로 운영하며 필요시 인력을 신속히 보강한다. 집중관리 기간은 2027년 6월까지다.
한국거래소가 단순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개혁안이 반영될 경우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 수는 당초 예상 50개에서 약 150개 내외로 100개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권 부위원장은 "25년 전에도 동전주의 존재를 알았지만 이제서야 국제적 기준을 도입하는 건 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지금이라도 도입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좋은 기업들이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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