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반토막"…금·은 폭락에 레버리지 투자자 '패닉'
금11%·은31% 급락…은 레버리지 ETN 60% 급락
"단기 변동성 확대…안전자산·인플레 헷지 가치 여전"
-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귀금속 시장이 '워시 쇼크'에 패닉에 빠졌다. 주말 사이 금과 은값이 폭락하면서 국내에서는 관련 ETF·ETN 상품이 동반 급락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KODEX 은 선물(H)은 하한가(1만4950원)에 마감했다.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25.21%), TIGER 금은선물(H)(-15.49%),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13.83%), TIGER KRX금현물(-12.82%) 등 금과 은 관련 ETF 상품이 일제히 하락했다.
은 선물 ETN 가격은 반토막 넘게 빠졌다. 전일 미래에셋 레버리지 은 선물 ETN B는 전 거래일 대비 60% 하락한 5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ETN(H), N2 레버리지 은 선물 ETN(H), 한투 레버리지 은 선물 ETN, KB S&P 레버리지 은 선물 ETN(H), 메리츠 레버리지 은 선물 ETN(H) 등도 모두 하루 만에 60% 급락했다. 모두 은 선물 가격의 일일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주말 사이 은 선물이 31% 넘게 급락하며 후폭풍이 특히 거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은 선물은 31.37% 폭락한 트라이온스당 78.53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1980년 3월 이후 46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금 선물(4월물) 가격 역시 11.39% 급락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국제 금값은 온스당 5300달러를, 은값은 110달러를 넘어서며 역사적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자 흔들렸다.
케빈 워시는 2011년 연준 이사 시절 6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 완화에 반대하며 사임한 인물로, '워시 지명'으로 연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역풍이 불었다.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워시가 임명되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더 후퇴하고 달러 가치는 오르는 한편, '유동성 파티'가 불러왔던 '에브리싱 랠리'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퍼지면서다.
이에 금과 은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가격 역시 8만 달러 밑으로 밀려났고, 반대로 달러 가치는 상승했다.
귀금속 급락 후폭풍에 증시도 크게 출렁였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던 코스피는 전일 5% 넘게 급락해 4거래일 만에 5000선 밑으로 밀려났다.
금과 은 가격 급등에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이 증거금을 크게 올린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급락 사태가 나타났고, 파생상품 청산과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시아 증시 급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CME의 연속적인 증거금 인상과 실물 은 부족으로 고레버리지 포지션이 불가능해졌고, 이에 금과 은 가격 급락은 관련 펀드의 가치 하락으로 작용하며 자동적인 마진콜이 진행됐다"며 "강제 청산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은보다 가장 빨리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팔았고, 아시아 주식, 지수선물, 암호화폐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단기 변동성을 우려하면서도 금과 은의 중장기 상승추세는 계속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워시 쇼크'가 급격히 올랐던 가격의 단기 조정 빌미를 줬을 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자 안전자산인 금과 은의 투자 가치는 여전하단 분석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매파 성향'이었다는 의장 지명이 금과 은 본연의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자산 기능 훼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지난 주말 급락은 역대급 귀금속 가격 랠리 속 과열 우려, 단기 차익실현 빌미 출현에 따른 한시적 조정 국면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유의할 점은 통화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채권 시장은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라며 "시장의 하락은 매파적인 통화정책 우려보다는 기대심리 반전으로 인한 수급적인 요인으로 인한 단기 변동성 확대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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