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이천피' 악몽 날렸다…'TACO 트레이드' 학습한 韓 증시
트럼프 관세 인상 발언에도…코스피·코스닥 역대 최고 종가 마감
지난해 5%대 급락했던 증시, 이제는 'TACO' 주시…"조정 시 매수"
- 박승희 기자,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문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국내 증시는 오히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트럼프의 관세 발언 한마디에 6% 가까이 급락했던 지난해 국내 증시와 달리, 이제는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레이드'가 시장에 자리 잡으면서 위협을 오히려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5.26포인트(2.73%) 오른 5084.85로 마감했다. 코스닥도 18.18포인트(1.71%) 상승한 1082.5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국내 증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둘러싸고 급락과 급등을 반복했다.
2025년 2월 1일 미국이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주요 교역국인 한국 역시 관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직후 거래일인 3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52%, 3.36% 급락했다.
이어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로 글로벌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고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7일에는 코스피가 5.57% 급락했다. 코스닥 역시 5.25% 하락하며 연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상호관세가 예정대로 발효된 4월 9일, 코스피 종가는 1.74% 내린 2293.70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도 2.29% 하락했다. 당시 상호관세 대상 국가는 57개국이었고, 한국에 적용된 관세율은 25%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관세율을 10%로 대폭 낮추면서 시장은 하루 만에 급반등했다. 코스피는 6.60%, 코스닥은 5.97% 오르며 연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만 해도 시장은 관세 위협을 즉각적으로 반영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관세 발언에 따른 시장 변동 폭이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무역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이슈가 점진적으로 시장에 흡수된 데다, 관세 관련 악재가 나오더라도 과거와 같은 6%대 급락장은 재현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정책을 발표한 뒤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정책을 유예하거나 철회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시장의 민감도도 낮아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5월 "트럼프는 결국 한발 물러난다"는 의미의 신조어 'TACO'를 소개했고,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활용한 매매 전략이 시장에 확산됐다.
시장은 25% 관세가 강행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늦어지는 입법에 대한 단순한 불만 표출이자 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술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한국산 자동차와 의약품 등에 대한 고율 관세는 미국 내 물가 상승과 공급망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행정부가 강행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나란히 역대 최고 종가를 경신했다. 코스피 종가는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넘어섰고, 코스닥도 사상 최고치인 1082.59로 마감했다. 장중 46만 원대까지 밀렸던 현대차(-0.81%)도 낙폭을 줄여 48만 850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25% 관세 위협 역시 한국의 입법 속도를 압박하기 위한 협상용 카드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이를 활용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진단도 내놨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2월 임시국회의 입법 진척 상황이 리스크 해소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며 "최근 주도주로 올라선 자동차 업종과 여전히 저평가 업종인 2차전지, 바이오 업종은 조정을 이용한 저가 매수, 즉 TACO 트레이드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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