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피 장 섰다"…美 주식 250조 굴리는 서학개미, 국장 복귀할까
1월 美 주식 순매수액, 전월 2배…정부, RIA로 '두마리 토끼' 겨냥
증권가 "세제혜택 실질적 인센티브 될 것…증시 호황도 유인 요소"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코스피가 꿈의 숫자로 여겨지던 '오천피'(5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새 역사를 쓴 가운데, 미국 주식에만 약 250조 원을 보유 중인 서학개미(해외 증시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유턴'이 본격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계기로 투자자들의 국내 시장 복귀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금액은 1689억 4009만 달러(약 247조 6155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은 5~6월 두 달을 제외하고 매월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지난해 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가 상승세가 두드러진 7월에는 한 달 동안 6억 8496만 달러(약 10조 501억 원)를 순매수하며 매수 열기가 정점을 찍었다.
달러·원 환율이 1480원대까지 급등했던 지난해 12월에는 전월 대비 68.42% 감소한 18억 7384만 달러(약 2조 7472억 원) 순매수에 그치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하지만 연말 정부의 환율 안정 노력으로 환율이 꺾이자 매수세가 급격히 살아났다.
아직 1월 거래일이 상당 부분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달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36억 2260만 달러(약 5조 3230억 원)로 전월 대비 두 배로 늘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규모가 연간 수십조 원에 달했고, 이들은 외환 시장에서 달러 수요를 폭증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지난 한 해 순매수 규모는 324억 6325만 달러(47조 7047억 원)에 이른다.
달러 수요가 폭증하며 환율이 1480원선까지 뚫고 고공행진하자, 정부는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해외 주식을 국내시장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를 통해 국내 증시로 재투자할 경우,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양도소득세를 전액 면제해 주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해외에 머물던 개인 투자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경우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이 늘어나 환율 하락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유입된 자금으로 국내 증시 활성화까지 도모할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증권가에서도 국내 투자자들의 복귀 가능성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센터장은 "해외 투자 리쇼어링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 즉 RIA 도입은 달러화 국내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센티브"라며 "원화강세와 코스피 수급 개선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하고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점 역시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복귀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지난해 국내 증시 수익률이 미국을 앞질렀고,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자 복귀는 다소 후행적인 성격을 띠기 때문에 지난해에는 효과가 제한적이었지만, 미국 주식 쏠림 현상은 결국 시장을 통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류 자금 규모가 클 경우 국내 증시 상승세를 한층 강화하며 선순환을 이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해외 주식 투자자를 659만 명으로 추산하고, 이들 중 3%인 19만 8000명이 5000만 원어치 외국 주식을 팔고 국내 시장으로 돌아온다고 가정했을 때 10조 원 환류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2025년 외국인 순매도 9조 원을 전액 상쇄하는 규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규모와 집행 기간에 따라 지수 레벨에 방향성 압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복귀 자금은 대형주와 지수형 ETF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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