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韓 자본시장 위상 달라졌다…글로벌 기관이 먼저 러브콜"
[선진 증시를 가다]⑧NH투자증권 뉴욕법인장 인터뷰
"단순 해외 거점 넘을 것…IB 역량 글로벌로 확장"
- 문혜원 기자
(뉴욕=뉴스1) 문혜원 기자
"뉴욕법인이 단순한 해외 거점을 넘어 한국과 미국 자본시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다."
NH투자증권 뉴욕 현지 법인이 단순 주식 중개 거점을 넘어 투자은행(IB) 부문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진상원 NH투자증권 뉴욕법인장은 "돈독한 관계를 통해서만 가져올 수 있는 딜을 발굴하려고 한다"며 IB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강조했다.
실제 NH투자증권 뉴욕법인은 올해 글로벌 투자회사 칼라일과 협업해 미국 광통신 사업자(Wyyerd)에 대한 선순위 대출 딜을 성공적으로 클로징했다.
진 법인장은 "에버코어(Evercore)와의 IB 협업을 지속해서 이어가고 있고 부동산 및 인프라스트럭처 관련 전담 데스크를 통해 현지 딜 소싱과 네트워크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부터는 인베스트먼트 뱅킹, 신용공여, 인수금융, 부동산 딜 관련 대출 등 IB 관련 딜을 적극적으로 해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 뉴욕법인은 미국 핀테크 시장에서 유력 플레이어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진 법인장은 "뉴욕법인이 단순한 해외 거점을 넘어 한국과 미국 자본시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면서 "미국 핀테크 쪽에 집중하고 있는 벤처캐피탈(VC)과 네트워크를 쌓는 중이고 출자도 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NH금융그룹이 보유한 네트워크와 시너지를 활용한 현지 파트너십을 구축해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협업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한국 자본시장 저변을 넓히는 데도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진 법인장은 "현지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과 자본시장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강화하고 기업금융, 부동산·인프라 분야에서 본사와 협업을 확대해 IB 역량이 자연스럽게 글로벌로 확장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고 했다.
진 법인장은 뉴욕 현지에서 활동하면서 한국 자본시장의 위상이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내 주요 은행과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먼저 한국 시장과의 협업 가능성을 문의해 오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미국 내 주요 금융·플랫폼 기업이 참여하는 시장 인프라 프로젝트 관련 협업을 제안받거나, 대형 프라이빗 크레딧 운용사들이 농협금융그룹의 자금을 장기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협업 방안을 논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코스피가 4000선을 가뿐히 넘어서면서 생긴 변화도 있었다. 진 법인장은 "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미국 기관투자자의 인식과 관심이 달라졌다고 체감하고 있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주환원 강화, 지배구조 개선, 시장 투명성 제고 등 정책 방향이 명확해지면서 한국 자본시장이 보다 예측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현지에서도 한국 주식에 대한 리서치 요청이나 중개 관련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NH투자증권은 해외 투자가 낯설던 2012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뉴욕 현지에 고객 지원 조직을 구축해 서학개미를 직접 응대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투자자 보호'에 집중하고 있다.
진 법인장은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문, 결제, 시스템 이슈 등에 현지에서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수십 개의 거래소가 존재하고 다양한 주문관리 시스템(OMS)과 전용선이 존재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변수도 다양하다.
진 법인장은 "뉴욕법인은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조직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왔고 이는 중개 업무의 연속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고 했다.
doo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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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 증시는 경제 규모와 기업 경쟁력에 비해 늘 저평가돼 왔다. 개인은 투자보다 저축에 머물렀고, 증시는 투기와 불신의 대상이 됐다. 그사이 선진국은 달랐다.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속에서도 개인 투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였고 홍콩은 글로벌 자본의 허브로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미국은 증시를 혁신 기업의 성장 통로이자 국민 자산 형성의 핵심 장치로 키웠다. 새 정부가 증시 활성화를 국정 과제로 내건 지금, 한국은 중대한 기로에 섰다. 혁신과 부의 선순환을 위해 자본시장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