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혁신성장 뒷받침 핵심 플랫폼으로"…금융위, 정책방향 공개

비상장주식 특화 신규 전자등록기관 허용…3차 생산적금융 대전환 회의
PEF 규율 손보고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대형 IB 3년간 20.3조 공급

이억원 금융위원장.(자료사진) 2025.12.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이 지속 가능한 혁신성장 생태계를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와 제도를 정비한다.

혁신기업의 비상장 주식이 안전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신규 전자등록기관의 진입을 허용하고, 기관전용 사모펀드(PEF)·스튜어드십 코드·대형 투자은행(IB) 등 투자자 자금이 운용되는 통로 전반을 점검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일 서울 영등포 한국거래소에서 생산적 금융 대전환 세 번째 회의를 열고 "인터넷, 스마트폰, 자율주행 기술처럼 세상을 바꾼 기술과 혁신들은 정부의 과감한 투자 및 인프라 정비와 함께 민간의 창의성·실행력이 함께 발휘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자본시장은 이러한 공공-민간 공동 혁신모델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이자, 미래 가능성을 선별하여 위험을 감내하고 장기적 성장에 투자하는 만큼 가장 생산적인 금융의 장(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혁신·벤처업권 △금융권 △시장 인프라 기관 △전문가들이 참석, 자본시장을 우리 경제의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하기 위한 과제들을 논의했다.

혁신기업 비상장주식 특화 전자등록기관 진입 허용…"자금조달 용이하게"

우선 금융위는 벤처·스타트업의 주식이 안전하게 거래되도록 비상장주식에 특화된 전자등록기관 진입을 허용할 방침이다.

지난 2019년 증권 전자등록업이 허가제로 도입된 이후에도 지난 6년간 새로운 전자등록기관이 나타나지 않아 한국예탁결제원이 해당 업무를 단독으로 수행 중이다.

상장주식 및 채권 등 정형화된 대규모 투자시장에서는 전자등록이 자리 잡았지만, 소규모·비상장 주식의 전자등록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비상장주식 특화 전자등록기관을 허용함으로써 증권 전자등록에 경쟁체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소규모·비상장주식 맞춤형 전자등록을 통해 주식 거래 및 관리의 편의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벤처·스타트업의 자금조달을 보다 용이하도록 하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전경
단기이익 매몰된 PEF 규율 체계 정비…GP 관리감독 강화·운용 감시 확충

기관전용사모펀드에 대한 규율 체계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정비한다.

PEF는 전통 금융이 투자하기 어려운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산업재편 및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본연의 역할이 있음에도, 국내 시장에선 단기 이익 실현에 매몰돼 있단 비판을 받았다.

금융당국은 업무집행사원(GP)의 책임성 확보를 위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PEF 운용에 대한 감독당국과 시장(투자자)의 감시 기능을 더욱 확충할 계획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충실하게 이행토록 내실화…이행점검 체계 마련

기관투자자들이 수탁자로서 책임을 갖고 지속가능한 성장 분야에 투자할 수 있도록 스튜어드십 코드를 내실화한다.

다른 투자자의 자금을 수탁받아 투자를 하는 기관투자자는 수탁자로서 충실한 책임을 지고 지속가능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 입장이다.

이를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 의결을 토대로 이행점검 체계를 마련해 스튜어드십 코드의 충실한 이행을 유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적용범위 확대 등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을 지원할 방침이다.

1호 IMA 상품을 출시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IMA·발행어음 신규 5개 사, 3년간 20.3조 모험자본 공급…당국, 지속 점검

최근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업무 영위를 신규 지정·인가받은 5개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키움·하나·신한투자증권)는 3년간 총 20조 3000억 원(신규 공급 15조 2000억 원)의 모험자본 공급 계획을 밝혔다.

올해 대형IB 모험자본 공급의무 부여 등 제도개선이 완료된 만큼, 내년에는 금융투자업권에서 모험자본 공급이 확산하고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민·관 협의체를 통해 지속적인 점검과 우수사례 공유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선순환 생태계 만들어진 미국…우리 경제 혁신도 자본시장서 자라길"

이 위원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기업가 정신이 살아 있다고 평가되는 미국의 경우 나스닥 시장, 장기 민간 모험자본 등이 촘촘히 연계됐다"며 "초기기업에서 고성장기업, 상장,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기업, 금융업권, 시장 인프라 기관이 한뜻으로 뭉쳐 우리 자본시장을 혁신기업의 성장플랫폼으로 키워나감으로써, 우리 경제의 혁신이 우리 자본시장의 품 안에서 자라고 완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금융위는 이날 논의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제도개선 방안들을 발전시키는 한편,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지속 소통·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