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금투협회장 오늘 선출…사상 첫 연임 도전에 '3파전' 혼전

2009년 금투협 통합 출범 이후 현직 회장 첫 연임 도전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 나오지 않으면 결선투표 진행

(왼쪽부터) 서유석 현 금융투자협회장,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앞으로 3년간 자본시장을 이끌 새로운 금융투자협회장이 가려진다. 사상 첫 현직 회장의 연임 도전과 함께 뚜렷한 우위 후보가 없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이 지속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는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차기 협회장을 선출한다.

회원사 대표들은 비밀투표 원칙에 따라 투표하고, 의결권은 회원사별로 균등하게 배분되는 30%와 협회비 납부액에 비례한 70%를 합산해 최종 득표율을 산출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이번 선거에는 서유석 현 금융투자협회장,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가 출마했다.

금융투자협회가 2009년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가 통합돼 출범한 이후 현직 회장이 연임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유석 회장은 20년 넘게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경력을 쌓은 뒤 제6대 금융투자협회장을 맡았다.

재임 기간 동안 토큰증권(STO) 제도화 논의, 공모펀드 직접 상장 추진,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 퇴직연금 '디딤펀드' 도입 등 굵직한 제도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협회장 선거에서 상당한 표결권을 가진 미래에셋그룹이 '단임 원칙'을 내세워 연임에 반대 입장을 밝힌 점은 변수로 꼽힌다.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는 관료 경험을 갖춘 민간 금융 전문가다.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SK증권 사장, 코람코·현대·KB자산운용 대표 등을 거쳤다. 현재는 LHS자산운용 회장을 맡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정책과 시장을 모두 경험한 이력, 그리고 여러 금융사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리더십이 강점으로 꼽힌다.

황성엽 신영증권(001720) 사장은 1987년 신영증권 입사 이후 자산운용본부장, 법인사업본부장, 투자은행(IB) 부문장, 부사장을 거친 '정통 증권맨'이다.

38년 가까이 한 증권사에서 리테일부터 IB까지 대부분의 조직을 경험한 만큼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실무형 리더라는 평가가 따른다.

출마 후보 중 유일한 현직 증권사 사장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제6대 회장을 제외하면 역대 협회장이 모두 증권사 출신이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요소다.

세 후보 모두 뚜렷한 장점을 갖췄지만,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인물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차기 협회장은 금융투자업계의 모험자본 공급 기능을 강화해야 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증시 활성화, IB 혁신, 디지털자산 제도화 등 굵직한 현안을 동시에 풀어가야 한다.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목표로 한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등장으로 금융투자업계로 머니무브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시장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업계 자율 규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차기 협회장은 내년 1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3년간 협회를 이끌게 된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