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올해 해외주식 두배로 늘렸다…"서학개미보다 더 공격적"

해외 주식 투자에서 국민연금 비중 34%·개인투자자는 23%
"국장 신뢰 부족" 장기 수익률에서 미국 시장 성장성 확신 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국민연금이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보다 더 공격적으로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내국인의 해외 주식 매수가 환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달러 수급을 흔드는 핵심 주체가 '국민연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일반정부'의 해외 주식 투자는 245억 1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27억 8500만 달러) 대비 92% 증가했다. 거의 두배로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비금융기업 등'은 95억 6100만 달러에서 166억 2500만 달러로 74% 늘었다.

통상 '일반정부'는 국민연금, '비금융기업 등'은 개인투자자로 본다.

전체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에서 국민연금 비중은 34%로 개인투자자(23%)보다 10%포인트(p) 이상 높다.

국민연금의 투자 규모도 지난해에는 개인보다 1.3배 많았지만 올해는 1.5배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에 정부는 최근 기재부·한은·보건복지부·국민연금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출범하고 해외 투자 프레임워크 논의에 나섰다.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지키면서 외환시장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금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외환시장 변동성 영향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물론 개인투자자들도 국내보다 해외 투자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미국 주식 보관 규모는 1596억 달러로 지난해 연말(1121억 달러)보다 42.4% 늘었다.

개인과 기관 모두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결국 '성장성'에 있다. 코스피가 단기적으로는 반등했지만, 장기 수익률 측면에서는 미국 시장이 더 확실하다는 판단이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개인이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한국 경제의 저성장, 고령화, 저출산, 잠재성장률 하락, 기업 신뢰 부족, 혁신기업 발굴 약화 등으로 국내 주식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개인이 해외보다 국내 투자를 더 선호하려면 단기 대응보다 거시경제정책, 산업정책 등 중장기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