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3억이 9090억으로…한화증권 '두나무-네이버 빅딜'에 '돈방석'
4년 전 583억원 투자해 5.94% 보유…주당 43.9만원 산정
'시너지' 가치 상승 기대… 지분 보유·제3자 매각 선택지도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주요 주주인 한화투자증권이 사실상 돈방석에 앉게 됐다. 주식매수청구권만 행사해도 9090억 원을 회수할 수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이날 공시를 통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매수예정가격을 주당 43만 9252원으로 산정했다고 공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지분 전량에 대해 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약 9090억 원을 확보할 수 있다. 투자금의 15배 이상의 수익이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약 583억 원을 투자해 두나무 지분 6.14%(206만 9450주)를 확보했고, 이후 두나무의 총 발행 주식 수가 증가하며 총 5.94%(보유 주식 수 동일)를 가지고 있다.
다만 양측 합의에 따라 두나무 주주 중 8%(1조 2000억 원) 이상이 이번 통합에 반대해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주식 교환은 무산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 외에도 카카오인베스트먼트(10.6%), 우리기술투자(7.2%) 등 기관들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해 선택 여부가 변수로 떠올랐다.
물론 선택지는 청구권 하나만은 아니다. 당장 현금이 필요하지 않고 향후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한다면, 한화투자증권은 보유 중인 지분을 네이버파이낸셜 주식으로 교환해 장기 보유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시장 가격에 따라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식도 여전히 열려 있다.
시장은 이번 주식 교환이 마무리되면 기업가치 20조 원에 육박하는 '공룡급 금융 플랫폼'이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 사업을 보유한 빅테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두 회사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도 크다. 네이버페이가 구축한 커머스·간편결제 생태계에 두나무의 블록체인·가상자산 사업이 더해지면 신흥 금융 생태계 전반으로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나스닥 상장 등 글로벌 자본시장 진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장기간 배당 공백에 따른 주주들의 차익 실현 압박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보통주 주당 200원·우선주 주당 250원의 배당을 실시한 뒤 2022년부터 실적 악화로 인한 무배당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개선됐으나 아직 배당 재개는 공식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한화투자증권도 여러 선택지를 두고 저울질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계속 보유, 매수청구, 매각 등 여러 가지를 검토 중이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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