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고수', 1년 수익률 38.8%…"조선·테슬라 ETF에 투자"
퇴직연금 고수 수익률 38.8% vs 일반 가입자 평균 4.2%
"적극적 자산 배분이 높은 성과 비결…투자 어렵다면 TDF 대안"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퇴직연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이른바 '연금 고수'들의 수익률이 일반 가입자와 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배당 상품 중심의 공격적인 포트폴리오가 최근 1년간 성과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퇴직연금 고수들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8.8%로 집계됐다. 일반 가입자 평균 수익률 4.2%와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퇴직연금 고수들의 최근 3년 평균 수익률도 16.1%로 일반 가입자(4.6%)보다 3배 이상 높았다.
권역별로는 증권사 고수들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최근 3년 연평균 수익률은 증권권역이 18.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은행 15.1%, 보험 13.1% 순이었다.
연령대로 보면 40대가 가장 높은 분포를 보였다. 사회초년생 비중이 높은 30대 미만은 경험 부족으로, 60대 이상은 은퇴를 앞둔 안정 선호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고수들의 공통된 특징은 연금 자산을 펀드·상장지수펀드(ETF)·채권과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 비중(79.5%)이 높았던 것이다.
여유 자금(대기성 자금) 비율도 8.6% 수준으로 높아 변동성 구간에서 기민하게 매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점도 특징이다.
특히 펀드 구성에서는 주식형 펀드 비중이 70.1%로 압도적이었다. 퇴직급여법상 위험자산 투자 한도(70%)를 고려해 주식 비중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혼합채권형 펀드(9%)가 2순위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에 대한 비중도 높았다. 퇴직연금 고수들은 향후 해외 시장보다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 가능성을 더 높게 판단하고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한 결과로 판단된다.
고수들의 투자액 중 국내 펀드가 61.6%, 해외 펀드는 31.8% 비중을 차지했다.
실제 고수들은 테마형 ETF에 집중투자하며 시장 흐름을 적극 반영했다. 6월 말 기준 고수들의 적립금 투자 1위 펀드는 '조선TOP3플러스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141억 원)이었다.
해외 투자에서는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25억 원)의 투자 금액이 가장 컸다.
집합투자상품 형태별로는 ETF 비중이 75.1%로 공모펀드(24.9%)를 크게 앞질렀다. 실시간 매매가 가능해 시장 대응력이 높은 ETF 성향이 고수들의 투자 스타일과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고수들이 많이 보유한 상위 10개 상품 중 8개가 ETF였다. 일반 가입자들이 선호하는 TDF(Target Date Fund)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령대별로는 양상이 달랐다. 30대 미만 고수들은 미국 나스닥·S&P500 등 지수형 ETF에 집중했고, 30대 이상은 조선·방산 등 국내 테마형 ETF나 개별 우량 기업 펀드 비중을 늘렸다. 60대 이상은 테마형 비중을 유지하되 고배당·중국 펀드를 추가해 보다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선호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퇴직연금 고수들의 사례를 종합하면 실적배당 상품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자산 배분이 높은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이 확인된다.
다만 금융지식이 충분하지 않거나 생업이 바쁜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퇴직연금 고수들처럼 연금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금감원은 "가입자의 투자성향에 맞춰 사전에 지정하기만 하면 적립금의 일정 부분을 실적배당상품으로 운용해 주는 디폴트옵션이나 가입자의 은퇴 시기에 맞춰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주는 TDF 펀드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1년간 TDF 수익률은 7.1%로 원리금보장 상품(3.4%)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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